[눈길 끄는 터키 EU 가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여부가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것은 터키가 인구의 98%가 이슬람교도인 대표적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이다. 현재 EU 회원 15개국은 전통적인 기독교 문화권에 속한 나라들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 정치학자인 하버드대의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1996년에 펴낸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유럽 편입' 을 지향해온 터키의 꿈은 결국 좌절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U 가맹조건에 종교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인들 사이에선 "EU는 기독교 문화권 국가들의 연합이며 터키는 유럽이 아닌 동방 이슬람국가" 란 문명론적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또 6천4백만 인구의 터키가 정식 회원국이 되면 독일에 이어 둘째로 인구가 많은 회원국이 돼 인구비례로 의석수가 할당되는 유럽의회 등에서 큰 발언권을 갖게 되는 것도 기존 회원국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공화국 건국 이후 정교분리를 국시로 내걸고 일관되게 서구화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터키인들 사이에선 스스로를 유럽의 일원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크다.

예영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