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조우현 '달라졌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괄목상대(刮目相對). 눈을 비비고 다시 한 번 볼 만큼 놀랍게 달라졌다는 뜻이다. 프로농구에서는 기량 발전상(MIP)이 이 단어를 대신할 만한 영광스런 상이다.

그러나 지난 8일 조우현(LG)은 MIP상을 탔을 때 전혀 기쁘지 않았다.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하는 자괴감에 눈시울을 적셨다. MIP는 주로 무명급 선수가 예전보다 좋은 활약을 했을 때 받는 상이다.

중앙대 1년이던 1995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 한국이 왕즈츠가 이끌던 중국을 꺾고 우승할 때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조우현으로서는 치욕적인 상이다.

당시 조선수는 득점상과 3점슛상을 탔고 베스트5에 뽑혔다.

조선수는 96년 현주엽(골드뱅크)에 이어 국내 선수로는 두번째로 월드유스팀(20세 이하)에 선정돼 미국의 차세대 드림팀과 한판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대학 3년 때 허리가 아파 1년을 쉬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졌고 9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조상현(SK)에 이어 2순위로 동양에 지명된 후 더욱 나빠졌다.

강인한 외모와는 달리 마음이 여린 조선수는 동양의 팀컬러와 어울리지 않았고 허리 통증은 자주 나타났다.

올 시즌 직전 중앙대 시절 은사 김태환 감독의 부름을 받고 박훈근과 트레이드돼 LG로 옮겼을 때 조선수는 만신창이였다. 김감독은 무뎌진 슛 자세를 교정하고 자신감을 불어 넣으며 조선수를 제2의 전성기로 이끌고 있다.

조선수는 지난 18일 벌어진 SK와의 플레이오프 4강전 창원 1차전에서 17득점.6어시스트로 조성원(29득점.5어시스트)과 함께 46득점.11어시스트를 합작하며 1백8-1백6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창원〓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