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쓰레기 대란'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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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 강남구 일원동 소각장의 쓰레기 반입 중단 사태가 닷새만에 해결돼 강남구 일대에서 빚어졌던 '쓰레기 대란' 이 수습국면을 맞았다.

소각장 운영을 감시하는 주민협의체는 20일 "21일중으로 주민협의체 위원을 선정키로 구의회가 약속한 만큼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쓰레기 반입을 허용한다" 고 밝혔다.

이에앞서 강남구의회는 임원회의를 열고 주민지원협의체 위원 선정을 위한 임시회의를 21일 오전 10시30분 열기로 했다. 구의회 이재창(李在彰)의장은 "소각장 가동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임시회의를 열기로 했다" 고 말했다. 권문용(權文勇)구청장도 이날 구의원들을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

이처럼 구의회와 주민협의체, 구청이 지루한 갈등을 접은 것은 3자간의 감정싸움 때문에 시민들만 애꿎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강남구의회 관계자는 "21일 열리는 임시회의에서 주민협의체가 추천한 위원 6명이 큰 무리없이 선정될 것" 이라고 말했다.

조현래 주민협의체 위원장도 "같은 강남구민으로서 더이상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는 없는 일"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1일 구의회 임시회에서 주민들에 대한 현금지급 문제가 또다시 논란이 될 경우엔 위원 선정 절차가 순연돼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닷새째 쓰레기 반입이 막힌 20일 강남구 곳곳은 쓰레기장으로 변해갔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당사자들이 감정 싸움은 그만두고 시민 입장에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 고 촉구했다. 이날 테헤란로에는 1백ℓ짜리 대형 쓰레기 봉투가 7~8개씩 지하철역 출입구와 전신주 옆에 쌓여 있어 행인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계속 쌓이는 쓰레기가 무너져 내릴 것을 염려해 아예 끈으로 가로수에다 쓰레기 봉투를 묶어 두었다.

○…개포동 시영 APT 단지에는 모퉁이 마다 30~50개의 쓰레기 봉투가 수북이 쌓였다. 이 때문에 악취가 진동, 주민들이 코를 막고 지나다녔다. 일원동 도시개발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해 터진 쓰레기 봉투에서 나온 오물이 아파트 마당에 어지럽게 널려있기도 했다.

김영훈.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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