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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촌 돋보기] 전주 '아중지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아파트가 일반적인 주거형태로 자리잡은 지 오래고, 도시마다 아파트 숲으로 변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전체 38만여가구 중 25만여가구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도시 인구가 집중된 택지지구 등의 아파트촌들을 돌아보며 특색.현안 등을 알아본다.

61만8천평 규모로 택지개발된 전주시 덕진구 우아.인후동 일대 아중지구.

롯데.부영.현대.제일.대우.아남 등 9개 아파트 건설업체가 총 1만여가구를 건축, 현재 9천여가구가 입주했다. 우성안고을 3백5가구(24.33평형)가 입주를 시작했고, 부영이 임대 6백여가구를 오는 10월 분양할 예정이다.

코리아.신마트 등 대형 할인점 3곳이 생기고 목욕탕 등 각종 시설이 최신식으로 들어서 전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상업지역에 피라미드.관제탑 모양 등의이색적인 패션건물들이 잇따라 생겨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발걸음을 끌어모으고 있다.

◇ 엘리자베스호〓남노송동 전주고에서 아중지구로 들어서 아중역 쪽으로 1㎞쯤 가면 왼쪽에 배 모양의 3층짜리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 등대까지 설치했고, 한꺼번에 60여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다. 신세대 부부 등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아 손님 박승희(36)씨는 "가족들과 함께 와 바다에 온 기분으로 외식을 즐기곤 한다" 고 말한다.

◇ 피라미드 전설〓부영아파트 앞에 있고, 외양이 이집트 파라오들의 무덤인 피라미드를 연상시킨다. 독특한 설계로 내부 50여평을 아늑하게 꾸며 놓고 커피.맥주.식사류 등을 팔고 있다.

주인 홍은숙(28.여)씨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게 지었는데, 길을 가다 건물이 특이해서 일부러 와 봤다고 말하는 손님이 많다" 고 말했다.

◇ 관제탑〓아중역 앞에 높이 10m 가량의 공항 관제탑 모양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다음달 중 '나사' 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개업한다.

입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게 설계됐고, 공중에 뜬 40여평의 영업공간은 관제실처럼 꾸밀 계획이다. 모든 벽이 유리로 만들어져 아중지구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게 된다.

◇ 군부대 막사〓부영2차아파트 뒷편 1백여평의 대지에 외벽부터 군부대 막사처럼 얼룩무늬로 칠해 놓았다. 식당 안은 내무반을 본따 양쪽으로 침상이 있고 중앙에 통로를 뒀다. 또 모형 총.탄띠.실탄통.철모 등으로 장식했다.

손님은 40~50대 남자가 많고 분위기 탓에 군대 얘기들을 많이 하면 술잔을 나눈다.

◇ 초가형〓아중역 앞에 지붕을 볏짚으로 올린 '청사초롱' 이 있다. 입구에서 나무 다리를 건너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장독.등잔.다듬이돌.학독 등 조상들이 쓰던 생활도구가 가득해 옛 시골집에 온 느낌을 받는다. 막걸리.민속주 등을 부침개를 비롯한 토속음식과 함께 판다. 아중지구에는 초가형 업소가 10여곳이나 된다. 모형건축가 정충희(49)씨는 "아중지구는 패션건물을 짓기에 좋은 1백평 이하의 작은 땅이 많아 앞으로 UFO.거북선.찻잔 같은 모양의 건물도 들어설 것" 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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