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자동차 신차로 부활 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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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쓰비시 자동차의 히데야스 다가야 최고운영자(COO)가 신차 "콜트 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도쿄=AP 연합]

"미쓰비시는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재기 불능으로까지 여겨졌던 미쓰비시 자동차가 25일 1500cc급의 신형차 '콜트 플러스'를 선보였다. 신차 발표는 1년5개월 만이다. 최근 1년여 동안 차량결함 은폐와 경영진 구속 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미쓰비시 자동차로선 그야말로 사활을 건 신차 발표다. 미쓰비시는 그동안 중단했던 신문.TV광고도 26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눈덩이처럼 커진 '거짓말'=2002년 요코하마를 달리던 트럭의 타이어가 갑자기 빠져나갔다. 트럭은 인도로 돌진해 행인 1명을 숨지게 했다. 이 사고로 미쓰비시의 추락은 시작됐다. 경찰조사가 시작되면서 1992년 이후 미쓰비시 트럭이 주행 중 타이어가 빠지는 일이 모두 51번이나 있었던 게 밝혀졌다. 그러나 회사 측은 "사고차량이 볼트를 잘못 조였기 때문"이라고 발뺌했다. 조사가 더 진행되자 거짓말은 들통났다. 96년에 이미 회사가 대책회의까지 열고서도 대처를 미뤄왔던 것이 드러났다. 결국 우사미 다카시(宇佐美隆) 전 미쓰비시 자동차 부사장 등이 구속됐다.

게다가 사망사고를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이 클러치 결함을 알고서 숨겼던 사실도 탄로났다. 이번에는 가와소에 가쓰히코(河添克彦) 전 사장 등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신뢰 회복을 향한 승부수=신뢰 하락은 곧 판매 급락으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떨어졌다. 회사는 자금을 풀어 판매대리점에 각종 판매촉진비를 지원했지만 올 3월 말 929개였던 대리점은 903개로 줄었다. 직원들의 급여가 깎이고 보너스도 동결됐다. 노조가 파업에 대비해 적립해 온 생활투자자금으로 노조원의 올 겨울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결의하기에 이르렀다.

인내하던 '일본 최대 그룹'의 자존심이 발동했다. 미쓰비시가 25일 선보인 신차는 종전의 2배나 되는 품질확인 과정을 거쳤다. 임원들이 직접 수백차례 시승을 하기도 했다. 미쓰비시는 "최고 품질의 신차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각오지만, 일 언론들은 "한번 떨어진 신뢰가 과연 신차 판매로 얼마나 회복될 지는 미지수"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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