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뮤추얼펀드에 '돈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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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개방형 뮤추얼펀드에 시중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개방형이 허용된 올 2월부터 지난 15일까지 뮤추얼펀드에 4천7백99억원이 순유입됐다. 뮤추얼펀드에선 2000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2조8백73억원이 순유출됐었다.

개방형은 주식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폐쇄형과 달리 고객이 환매를 요구하면 자산운용사가 펀드 자산을 매각해 돈을 돌려주며 일정기간(3~6개월)이 지나면 환매 수수료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개방형은 또 뮤추얼펀드의 특성상 한 투신사가 많은 펀드를 운용해 펀드간 편출입이 생기는 수익증권과 달리 하나의 펀드가 하나의 회사로 감사를 받는 독립성이 있다.

뮤추얼펀드는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 혼합형이 2월 이후 5천4백77억원이 늘어난 반면 주식형은 2월 이후 3백50억원 증가한 4백92억원에 그쳤다.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판매가 부진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주식형 가입자들이 큰 손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글로벌에셋자산운용 이창동 회장은 "개방형을 판매하기 시작한 뒤 뮤추얼펀드에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까진 미미한 수준" 이라면서 "개방형이 시장에서 정착하도록 사모펀드를 허용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과 보험.은행 등이 개방형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방형이 증시에 상장되지 않기 때문에 비상장 주식으로 간주돼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한다는 것. 일부 연기금에선 자산운용사의 자산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자산을 맡기기를 꺼리고 있다.

마이다스에셋 조재민 사장은 "국내 금융회사도 자금을 맡길 때 덩치보다는 투명성과 수익성으로 평가하는 관행을 정착해 나가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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