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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석달째 맞는 김남성 초대 경찰교육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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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성 경찰교육원장은 ‘막걸리 전도사’라 불린다. 가는 곳마다 우리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벌여 붙여진 별칭이다. [조영회 기자]

지난해 11월 25일 경찰교육원이 초사동에 문을 열었다.

올 한해만 1만6500여 명, 앞으로 10만여 명의 경찰이 아산을 찾는다는 말에 시민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올랐다. 교육생 중 상당수가 아산 인근의 관광지를 찾고 농산품을 이용한다면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첨단 교육시설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우수한 경찰인력이 시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어서 지역민들은 경찰교육원이 지역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준공일로부터 100여 일이 지난 시점에서 김남성(54·치안감) 경찰교육원장을 만났다. 말로만 지역을 위한다고 해놓고 아무 준비도 안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 볼 요량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근에 음식 잘하는 맛집 좀 소개시켜 달라”는 말로 시작된 김 원장과의 인터뷰는 내내 즐거웠다. 그는 시민들의 기대 이상의 것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있었다.

Q 교육생들을 자꾸 밖으로 내몬다(?)는 소문을 들었다.

하루 교육을 마치면 외출이 허용된다. 가능한 한 교육생들이 밖으로 나가 지역을 경험해 보길 원한다. 아산 천안은 충절의 고장이다. 현충사나 맹사성 고택, 독립기념관 같은 곳을 돌아보라고 권한다. 경찰관으로서 확고한 국가관과 청백리 정신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Q 교육생 가족을 불러들인다는 말도 있던데.

경찰간부후보생들이 사교육에서 소외된 지역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정학습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짧게는 하루, 길면 8주간 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다. 교육생들에게 미리 신청을 받아 교육을 마치기 하루 전 가족을 초청할 수 있도록 했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대한민국 경찰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가족과 마음 편히 여행을 즐기는 일이 흔치 않다. 가족여행에 경찰교육원이 하룻밤 숙박을 책임져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Q 폴리스 시티투어는 뭔가.

교육생들이 꼭 가봤으면 하는 몇 곳을 선정해 알려주다 보니 관광코스가 되었다. 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시티투어와는 좀 다르다. 관광도 교육의 연장이라고 생각해 가능한 한 경찰관으로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곳 위주로 선정했다. 그렇다고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만 고른 것은 아니다. 온양온천은 정성을 다하는 ‘따뜻한’ 국민의 경찰을 느껴보라는 의미를 담은 관광코스다.(웃음)

Q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던데.

지난 설 명절에 경찰교육원 안에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경찰 1명이 아산에서 생산한 사과 1박스 정도는 사가 하루 만에 750만원 상당의 지역농산물이 팔려나갔다. 3일부터는 후생관 매점에 지역 농산물 상설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농협과 경찰이 품질을 보장하니 교육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 나도 농촌(전북 고창) 출신이다. 전임지인 전남지방경찰청장이나 광주지방경찰청장 시절부터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벌였다. 이 운동은 전국 경찰로 확산되고 있다.

Q 최근 사회복지시설을 잇따라 방문한 것으로 안다.

평소 경찰행정에 사회복지 서비스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그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최근에 경찰악대와 함께 아산의 한 아동복지시설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찰 간부후보생들이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지역 학생들에게 가정학습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같은 취지다. 교육원 내에 기부함도 만들어 지역 사회복지시설을 돕는데 쓸 계획이다.  Q 교육시설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나.

강당, 체육관, 등산로(산책로), 산악자전거 코스 등 기본적인 시설을 개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도관에서는 지역 학생들에게 태권도나 유도 등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음악을 배우고 싶은 청소년들을 위해 음악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 있는 대학 경찰관련학과 등에도 시설을 개방하고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교류를 확대할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2년 경찰교육원 옆에 수사연수원이 들어서고 2015년 경찰대학이 옮겨 올 예정이다. 명실공히 아산은 경찰교육의 메카가 될 것이다. 외국 경찰이 아산에 와서 교육을 받고 돌아갈 날도 멀지 않았다. 아산은 전국에서 가장 치안이 안정된 도시가 될 것이다. 경찰뿐 아니라 자치단체도 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경찰교육원은 또 하나의 고객인 지역민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 김남성 경찰교육원장은.

1956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다. 광주고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간부후보생 29기로 경찰에 임용됐다.

2007년 치안감으로 승진해 전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 외사국장, 광주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1월 경찰교육원 초대 원장으로 부임했다.

단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그는 평소 “경찰행정에도 사회복지 서비스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탈북자 무료건강검진, 외국인 자율방범대 조직,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을 벌여 왔으며, 경찰 1명이 쌀 1포대를 사주는 ‘1경(警) 1미(米) 운동’은 그가 처음 시작해 전국 경찰로 확산됐다.

광주지방경찰청장과 전남지방경찰청장 재직 시절에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주도해 연간 1억2000만원 상당의 지역 농산물을 소비, 지역 농민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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