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유럽대륙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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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파리〓이훈범 특파원.예영준 기자]영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구제역이 도버해협을 건너 프랑스에 상륙, 유럽 대륙을 긴장시키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직접적인 접촉 외에도 바람을 타고 3백㎞나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제역의 전 유럽 확산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장 글라바니 프랑스 농수산부 장관은 13일 북서부 마옌주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 증세를 보이던 소 여섯마리를 조사한 결과, 구제역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센 에 마른주의 한 농가에서도 구제역에 걸린 양 3마리가 발견됐다.

프랑스 당국은 이에 따라 이 농가의 소 1백13마리를 전량 폐기하고 반경 3㎞ 지역을 격리조치하는 한편 반경 10㎞ 지역을 구제역 발생 우려지역으로 선포, 집중적인 감시활동을 펴고 있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은 이달 초 구제역 감염으로 의심되는 양 24마리가 발견된 농장과 인접한 곳이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영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 농장의 양 수백마리를 정밀조사한 결과가 나오기 전에 모두 폐기했었다. 프랑스 검역 당국은 또 바람에 의한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풍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바람의 세기에 따라 감시지역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글라바니 장관은 "영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4만마리에 가까운 소와 양.돼지.염소를 폐기시켰으나 구제역이 워낙 전염성이 강해 또다른 피해 사례가 우려된다" 고 밝혔다.

영국과 인접한 프랑스는 그동안 영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차량과 여행객에 대한 방역작업을 실시하는 등 구제역 상륙을 막기 위해 엄격한 조치를 취해왔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21일 잉글랜드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한 이후 전국으로 확산, 모두 1백83건이 확인됐다.

한편 이탈리아에서도 이날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양이 발견돼 방역당국이 정밀조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가축병위원회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프랑스산 가축과 낙농제품의 수출금지 등 방역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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