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진 안전지대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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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리나라에선 아직 큰 인명 피해를 낸 대규모 지진은 일어난 적이 없다. 한반도가 지진이 잦은 지각판의 경계가 아닌 안쪽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모두 29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가깝게는 지난 1월 29일 전북 부안에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규모 3.0의 지진이 일어났다. 올들어서만도 모두 여덟 차례의 지진이 있었다.

지진학자들에 따르면 한반도는 최근 들어 지진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경기지역은 과거 2천년 동안 지진이 잦았으나 최근 2백년 동안은 잠잠했기 때문에 지진을 일으킬 에너지가 축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또 현재 우리나라 건물 대다수가 내진 설계를 하지 않아 큰 지진이 일어나면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의 지진사를 보면 중생대 이전에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화산 활동과 지진이 심했다.

삼국사기.고려사.동국여지승람.조선 세종실록 등에서 1700년까지 지진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다. 서기 2년부터 1900년까지 지진 횟수는 1천8백여 차례다. 고려시대까지 2백60여회, 나머지는 조선시대로 기록돼 있다. 이중 규모 5 이상은 1천2백여회, 6 이상 1백41회, 7 이상은 23회다.

한반도의 지진 활동은 고려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16세기 무렵 절정에 달했다. 그후 크게 줄었으나 20세기부터 다시 활성화했다.

연도별 발생 빈도를 보면 1900년 이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진(규모 3 이상)의 발생 빈도는 계속 증가 추세를 보여 1936년엔 연간 최고 20회를 기록했다. 이후 감소 추세를 보여 1950년부터는 연간 5회 이하 발생했다. 그러다 현대적인 지진 관측망을 갖춘 1978년부터 1996년까지 관측된 자료에 의하면 규모 2 이상의 지진이 3백50회 발생한 것으로 측정됐다. 규모 3 이상은 1백70회, 규모 4 이상 25회, 피해를 줄 수 있는 규모 5 이상이 4회였다.

최근 발생한 지진 가운데 진도가 제일 컸던 것은 1936년 7월 4일 발생한 지리산 쌍계사 지역의 지진이다. 진도 5에 해당하며, 남한 전역에서 느낄 수 있었다.

1978년 10월 7일 홍성 지역의 지진도 진도가 5였다. 충남과 호남의 해안지방에서 느낄 수 있었다. 1981년 4월 15일 포항 앞바다 지진은 규모 4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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