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이제 개도국 어린이들에게 도움 베풀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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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956년 플랜인터내셔널(당시 양친회)에서 보내준 옷을 입고 덕수궁에서 찍은 사진下입니다. 이런 옷은 꿈도 꾸지 못할 시절이었죠. 이후 5~6년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플랜코리아(http://www.plankorea.or.kr) 신임 이사회가 열린 9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

45년 전 찍은 사진을 꺼내 든 이장훈(李壯薰.52.대한파카라이징 대표.왼쪽)내리사랑 양친회장은 국제 어린이 후원단체인 플랜인터내셔널의 존 그린스미스(52.오른쪽)사무총장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국 지부 신임 이사회와 국제 어린이 후원 돕기 행사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린스미스 사무총장은 플랜인터내셔널의 도움을 받고 사업가로 성공한 李씨를 만나자 감개무량한 듯했다.

"오늘 저와 李회장의 만남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현재 저희 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는 전 세계의 아이들에게 그들의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봐요. "

한국전쟁이 끝난 뒤 플랜인터내셔널에서 보내준 후원금과 학용품.옷 등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李씨는 지난 2월 그단체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과 함께 내리사랑 양친회를 발족했다. 이제 우리도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돕자는 뜻에서였다. 현재 회원은 약 20명.

97년부터 베트남 어린이를 후원해 온 그는 한국 지부의 미미한 후원 실적을 전해들은 뒤 이 모임을 만들게 됐다.

"96년 문을 연 플랜코리아의 회원은 1천여명으로 16개국 9백명의 어린이를 돕고 있을 뿐입니다. 지원국 중 후원자 수가 최하위라는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

플랜인터내셔널이 한국 어린이들을 지원하던 56~79년에는 매년 2만 5천여명의 아이들이 도움을 받았다.

"당시 수혜자 중 1%만이라도 회원으로 활동한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받았던 것을 이제는 되돌려줘야죠. "

이를 위해 우선 본부에 있는 당시 기록을 넘겨받기로 하고 그린스미스 사무총장에게 요청, 긍정적인 답을 들었다.

이 자료를 넘겨 받으면 생년월일과 이름을 바탕으로 당시 수혜 아동을 찾을 계획이다.

그린스미스 사무총장은 "한국은 불과 40여년만에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탈바꿈했다" 며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세계 각지의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고 당부했다.

"후원하는 베트남 아이가 보낸 사진을 받아 보니 40여년전 내 모습과 똑같더군요. 외국 아이들이지만 우리가 도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 사진에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 플랜코리아의 명예이사가 된 李회장이 덧붙인 말이다. 02-3444-2216.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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