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IMF·세계은행총재와 조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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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은 9일(현지 8일 아침) 워싱턴 블레어 하우스(영빈관)에서 호르스트 쾰러 IMF 총재.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와 조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북한의 경제개발 모델' 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갔다.

쾰러 총재는 "북한이 시장경제에 적응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모델을 찾아야 한다" 며 "중국 모델과 독일 모델 사이에 북한이 할 수 있는 특수한 모델이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회동 후 청와대 이기호(李起浩)경제수석은 "북한과 IMF.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ADB).한국이 참여, 북한 발전 모델을 논의하는 워크숍을 검토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다음은 金대통령과 쾰러.울펀슨 총재의 대화.

▶金대통령〓김정일 위원장의 신사고(新思考)선언.중국 상하이(上海) 방문 등 북한은 여러 측면에서 변화하고 있다. 그렇게 가도록 해야 한다. 국제기구가 돕는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쾰러.울펀슨 총재〓IMF와 세계은행의 계획이 있다. 우선 북한에 조사단을 보내 인프라.교육.여러 시스템의 당면과제가 무엇인지 시장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울펀슨〓북한의 구조조정 작업을 살펴봐야겠지만 우리는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우선은 IMF에 먼저 책임이 있다. 현장조사를 할 때 한국이 참여하면 효과적일 수 있다.

▶쾰러〓법적 시각에서 보면 북한이 IMF 회원국이 되기 전에는 어떠한 재정 지원도 어렵다. 그러나 IMF는 북한 실태조사를 할 용의가 있다. 독일 출신인 내가 독일의 통일과정을 지켜본 경험에 따르면 서독 사람들은 기대가 너무 빨랐다. 하루아침에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남북한 관리들이 교류해 북한이 시장경제에 관해 잘 알게 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워싱턴=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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