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이색모임] 장흥 '애장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해 불과 스물아홉살에 전남 나주군수, 서른여섯에 전북 부지사, 마흔에 경기 지사를 지내고 내무부차관.산림청장.교통부장관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으로 지금도 화제가 되곤 하는 손수익(70)씨.

그가 고향인 전남 장흥군 장흥읍에 내려와 살며 주변의 30~50대들과 함께 하는 모임이 있다. 장흥을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뜻의 '愛長會(애장회)' .

애장회는 1990년 낙향해 미곡종합처리장을 운영하던 손씨가 93년 1월 장흥의 각계각층 청장년들을 모아 만들었다.

한봉준(대덕읍장).양기수(장흥군청 문화공보과).박용주(새마을협의회 군 지회장).고홍천(유치농협 조합장).노윤덕(농업기반공사 개발과장).김재중(장흥읍장).이점기(국민건강공단 지사장).김용기(광주일보 기자).박형호(장흥군 수협).이전희(천관교역 대표).김규탁(치과 원장).백흥기(장흥중 행정실장).김효환(장흥경찰서 정보2계장).박은수(원광한의원장).김인진(광주지법 장흥지원)씨가 그들.

모임은 매월 2, 16일 두번씩 저녁시간에 식당에서 이뤄진다.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특정 주제에 대해 미리 준비해 와 발표한 뒤 이에 관한 각자의 지식과 생각을 나누는 식으로 모임을 한다. 주제는 발표자가 스스로 정하며 그동안 정력 증강법, 인터넷 활용법, 우리나라 태풍, 지방의회 운영 등도 다뤘을 만큼 다양하다.

공부 시간이 끝나면 식사하고 술잔을 나누는 등 편안한 분위기에서 세상 사는 이야기와 지역 현안 등에 대해 격의없이 얘기를 나눈다.

회원 가운데 가장 젊은 박은수(33)씨는 "그냥 만나 먹고 마시고 얘기하는 걸로 그치지 않고 무엇이든 공부하고 경륜과 경험을 나눠 가지는 게 참 좋다" 고 말했다.

좌장인 손씨는 "낙향 후 고향과 지방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모임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모두가 함께 꾸리는 건전한 모임으로 발전해 기쁘다" 고 말했다.

이해석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