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개관 10주년 극장 '학전' 축하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1991년 3월 15일. 동숭동 옛 서울 문리대 교수식당 자리에 1백98석짜리 소극장 ‘학전 블루’가 들어섰다.

‘학전’이라는 극장명은 교수식당 이름에서 따온 것.이어 96년,1백83석의 ‘학전 그린’이 문을 열면서 극장 ‘학전’은 대학로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극장 학전이 이제 개관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10년간 학전은 초창기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소극장 클래식 콘서트’‘김광석 콘서트’에서 90년대 후반의 한국판 록뮤지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히트상품을 내놓았다.

그 중 하나가 94년 발표된 ‘지하철 1호선’.독일 폴커 루드비히의 원작을 우리 실정에 맞게 번안한 이 작품은 연변 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서울 사람들의 모습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 대표적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등장인물도 청량리역 사창가인 588 일대의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사이비 전도사 등,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이 작품은 96년 서울연극제 극본상과 특별상을 수상했고, 번안과 연출을 맡은 김민기 대표는 '재야 작곡가' '대중음악계의 이단아' 라는 수식어를 벗고 '뮤지컬 연출가' 라는 새 옷을 입게 됐다.

김 대표는 16일부터 사흘간 학전 그린 소극장에서 열리는 학전 개관 10주년 기념공연에 ‘지하철 1호선’을 올린다.

학전소극장 개관 10주년 축하무대이자 4월초 베를린공연을 앞두고 준비상황을 최종점검하기 위한 자리다.

출연진은 방은진을 비롯한 몇몇 출연자를 제외하고 94년 초연멤버들로 구성됐다.

‘박하사탕’의 설경구를 비롯해 ‘나비’의 장현성,‘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황정민 등 영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과 김효숙 ·이미옥 ·권형준 등 뮤지컬스타들이 합류했다.

이미 4회 공연의 좌석이 모두 매진됐을 만큼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에 앞서 15일은 그동안 학전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초청해 조촐한 행사와 함께 ‘지하철 1호선’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건 서울시장과 가수 조용필 ·조용남, 탤런트 김혜자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다.여기에는 김대표가 만든 대표적 가요 ‘아침이슬’을 부른 양희은씨도 포함돼 있다. 공연에 앞서 전인권씨가 축하곡을 부를 예정이다.

베를린 공연팀은 이달말 출국해 다음달 3일에서 5일까지 독일 그립스 극단의 ‘Linie 1’ 1천회 축하공연에 앞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정작 본고장인 독일에서보다 먼저 1천회를 돌파한 ‘지하철 1호선’ 공연에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상태.

김 대표는 “독일 작품을 재창작한 것이지만 오히려 원작보다 구성면에서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여자배우들의 가창력이나 음악 세션 등 독일관객들을 놀라게 할 무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1호선’팀은 베를린 공연을 마친 뒤 4월27일부터 6월17일까지 두달간 학전 그린에서 서울관객과 만난다.이때는 설경구와 장현성 대신 김윤석과 조승우가 출연한다.

또 8월18일∼9월9일엔 일본과 미국공연에 대비해 LG아트센터로 자리를 옮겨 공연한다.02-763-8233.

박소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