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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 탑재 토마호크 퇴역’ 한국엔 안 알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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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이 핵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 미사일의 퇴역과 관련된 정책을 일본에는 사전 통보하면서 한국에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핵 장착 토마호크 미사일의 퇴역에 관한 어떤 내용도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핵 장착 토마호크를 퇴역시킨다는 방침을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지난달 말 보도했다.

핵 장착 토마호크는 미국이 우방에 제공하는 핵우산의 핵심 전력이다. 정확도가 높고 폭발 규모가 작아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실질적인 수단이다. 따라서 핵 장착 토마호크의 퇴역은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미국이 한국에 제공키로 한 ‘확장된 억제력(extended deterrence)’의 약화를 의미할 수 있다. 미국의 이 방침은 이달 발표할 ‘핵태세 검토보고서 ’에 포함될 전망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핵 장착 토마호크의 퇴역에 관한 정보를 한국 측에 알려주지 않은 것은 한국과 일본의 다른 방위체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한반도 방위를 책임진 한미연합사령관이 있어 필요 시 ‘확장된 억제력’을 자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이 일본의 방위를 전적으로 책임지지 않는 공동방위체제여서 일본이 핵 장착 토마호크의 퇴역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전면적 남침을 시도하거나 핵무기를 사용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연합사령관은 재래식 정밀타격 유도 무기 등 다양한 ‘확장된 억제력’을 사용할 수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앞으로 양국이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토마호크 미사일(BGM-109)=미국이 1983년부터 배치한 잠수함 또는 순양함 발사용 장거리 순항미사일. 91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철거를 선언하면서 300여 기가 재배치 가능한 상태로 미 본토에 보관돼왔다. 50~100m의 저고도로 비행해 2500㎞를 날아가 수m 이내의 표적을 맞힌다. 길이 6.25m, 직경 52㎝, 무게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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