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이산상봉] 정지용의 세남매 '향수' 눈물의 낭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1950년 북한군이 후퇴할 때 아버지가 동두천 소요산에서 미군기의 기총소사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언제 돌아가셨는지는 저도 몰라요. "

"널 만나면 아버지 제삿날이라도 정확히 알게 될 줄 믿었는데…. "

'민족시인' 정지용(鄭芝溶)의 장남 구관(求寬.73)씨와 셋째 딸 구원(求苑.66)씨는 26일 북에서 온 동생 구인(求寅.68.방송기자 출신)씨를 만나는 기쁨 속에서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鄭시인은 50년 7월 동료.문인 후배들과 함께 집을 나간 이래 그간 미군 폭격 사망설, 평양 교화소(교도소)폭사설 등이 나돌았을 뿐 정확한 사망 일시와 이유가 알려지지 않았었다.

결국 남한에 살고 있는 鄭시인의 자녀들은 아버지 사망에 관한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해 아쉬움을 더했다.

鄭씨 형제는 이날 아버지의 대표 작품인 '향수(鄕愁)' 를 함께 낭독했다.

형제들은 아버지 이야기로 50년 이별의 한을 풀어나갔다.

"내년에 아버지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해 아버지가 유학했던 일본 교토(京都)에 시비(詩碑)를 세울 예정이며 일본어로 아버지 시(詩)전집을 번역하고 있다. " (구관씨)

"북에서도 아버지를 김소월 시인과 함께 애국시인으로 높이 평가하는 등 존경하고 있어요. " (구인씨)

구인씨는 "아버지를 따라 북으로 올라간 뒤 30여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며 아버지처럼 문필활동에 종사했다" 고 밝혔다.

정효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