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산업동향에 담긴 뜻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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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1월 중 산업활동동향을 본 전문가들은 대체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는 반응을 보였다.

1월에 설연휴가 끼여 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0.1% 늘어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또 전달을 기준으로 보면 경기가 급격히 둔화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석달 만에 생산이 다시 증가세로 바뀌면서 1%가 늘었고 소비를 나타내는 도소매판매도 1.3% 증가했다.

지난해 1월 생산증가율이 28%를 기록한 이후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둔화한 데 따른 기술적인 반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수석 연구위원은 "1월 지표로 보면 경기하강 속도가 일단 둔화하고 있는 것 같다" 며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분기에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통계청의 박화수 경제통계국장도 "1월에 설이 끼여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이틀 적고 폭설로 인한 수송 장애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생산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지난달과 비슷한 5.5% 정도가 될 것" 이라며 "소비.생산이 전달보다 늘어나는 현상이 석달 이상 이어지면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설비투자와 소비동향을 보면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10% 줄었고 자동차와 컴퓨터 등의 소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홍순영 수석 연구위원은 "2분기 이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설비투자나 소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긴 어려워 'V자형' 회복은 어려울 것" 이라고 전망했다.

SK증권 리서치센터 오상훈 부장은 "1월 중 평균가동률이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대부분 업종에서 내수와 수출이 부진해 출하가 1.9% 줄었다" 며 "당분간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경기회복은 수출이 얼마나 증가하느냐에 달렸다" 고 분석했다. 吳부장은 "수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관련 제품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면서 "이에 따라 지표가 호전되더라도 일반인의 체감경기가 빠르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재경부 한성택 경제정책국장은 "2월 들어 25일 현재까지 수출증가율이 7%대를 웃도는 등 호조인 데다 올 2월은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하루 많아 지표개선 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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