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상 기-
1.
추위를 이겨낸 싹이
꽃보다도 더 아프다
실직시 안부를 묻듯 새순을 더듬다가
물방울 하나씩 물고
가시 끝에
꽃히는 햇살.
2.
베란다 토분에도
키 낮은 것만 살아남아
미니장미 밑둥치가 동상처럼 가려워
밤새워 긁었던 자리
혈흔 묻은
싹이 튼다.
◇ 시작노트
햇살이 따스하다.
겨우내 앙상하던 장미나무에 어느새 새순이 웃고 있었다.
유독 눈이 많았던 지난 겨울
두루두루 안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봄
어디에서든 자연의 신비를 찾아 볼 일이다.
그리하여
지난(至難)한 삶에
조그마한 활력이나마 파도치기를 두 손 모은다.
<김상기 약력>김상기>
▶1999년 중앙시조지상백일장 연말 장원
▶제주작가회의 회원, 남녕고 교사
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