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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사랑채 ‘주신 좌훈방’ … 몸안 독소 쏘옥~ 웃음꽃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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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학원 일을 하던 김씨의 몸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랫배가 묵직하고 등에는 마치 철판을 깐 듯한 느낌이었다. ‘갱년기 증세려니’ 하고 병원을 찾으니 의사는 자궁에 세포변형이 생겨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를 도려냈지만 증세는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신장까지 약해졌다. 자포자기할 무렵 우연찮게 지인으로부터 좌훈방을 소개받았다. 난생처음 좌훈을 한 지 두 시간쯤 지났을까. 김씨는 몸에서 뭔가 확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두 달간 꾸준히 들렀다. 이후 김씨는 부부 금실도 되찾았다고 했다.

3년 이상된 강화쑥이 ‘최상품’

김씨가 천안에 ‘주신 좌훈방’을 연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돈벌이보다는 몸소 겪은 효험을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주민들과 나누고 싶은 욕심이 더 컸다는 것. 그래선지 주신 좌훈방의 분위기는 장삿집이라기보다 동네 사랑방을 닮았다. 손님으로 들렀다가 어느 결에 가족처럼 시시콜콜한 집안 대소사까지 터놓고 얘기하게 된단다.

좌훈이란 옹기항아리(사진)에 걸터앉아 생식기 부위에 약쑥의 연기를 쐬는 것.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약쑥의 질이다. 어떤 걸 쓰느냐에 따라 치료효과가 딴판이다. 농약·방부제 성분이 함유된 쑥을 쓸 경우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알려지기론 3년 이상 바닷바람을 머금고 자란 강화쑥을 최상품으로 친다. 하지만 값이 수입산보다 4~5배나 돼 이문이 박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산 쑥을 쓴다고 하는 업소 가운데도 실상은 중국산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김씨는 쑥의 품질에 관한 한 자신한다. 내심 좌훈방도 ‘품질인증제’를 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왜, 역지사지라고 하잖아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세요. 제가 아파 보니 약재 만큼은 암만 비싸도 정말 좋은 걸 고집하게 되더라고요.” 손님을 가족처럼 여기는 김씨의 마음이 우러나는 대목이다.

스며든 쑥 기운 "피로야 가라”

주신 좌훈방을 찾은 주부들이 옹기항아리에 앉아 약쑥의 연기를 쐬며 담소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이런 배려는 내부 마감재에도 반영됐다. 친환경재료인 황토로 벽을 발랐다. 마르기까지 두 달 걸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석고보드를 사용해 금방 공사를 끝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장사 한 두 달 댕기자고 손님들의 건강을 뒷전에 놓을 수는 없었다는 것. 이곳에서 갈아 입는 좌훈복의 황토빛 또한 천연 염색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김씨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손님 가운데 ‘특별한 효험’을 봐 단골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결혼 5년차인 주영란(35·직산)씨는 최근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 번번이 실패하곤 했던 시험관아기 시술에 성공한 것. 송씨는 이곳에서 몇 달 간 좌훈한 덕을 본 것 같다며 주인 김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런 사례는 송씨 외에도 몇 사람 더 있다는 것이 김씨의 얘기다.

정안재(72)할머니 역시 일주일에 서너 번 이곳을 찾는다. 평소 하체부종이 심해 문지방도 힘겹게 넘곤 하지만 몇 시간 김을 쐬고 나면 이상하리만큼 몸이 가벼워진다고 좌훈 예찬론을 편다.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동갑내기 임홍선 할머니도 좌훈한 지 반 년만에 보행에 큰 불편이 없을 정도가 됐다.

남성에도 효과 … 전용실 갖춰

좌훈의 효과는 단지 주부나 어르신에 국한되지 않는다. 약쑥은 냉대하나 생리불순 요실금 등 부인병 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도와 여드름 등 피부트러블 개선 효과도 크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좌훈방에는 모녀가 함께 찾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히 생리불순의 경우 2~3 주간의 경험으로 색깔이 석류빛으로 변하기도 한다고 김씨는 소개했다.

손님들이 주로 여성이다보니 쑥스러워 그렇지, 남자들 전립선비대증에도 그만이라며 강추한다. 주신 좌훈방은 이를 위해 남성전용방도 갖추어 놓았다.

“아무리 척박한 땅에서도 쑥은 쑥쑥 잘 자란다잖아요.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다는 증거죠. 이런 기운을 계속 쬐면 몸도 자연스레 생기를 찾지 않겠어요.” 좌훈에 관한 한 전문가에 손색없는 김씨의 말에 쑥 향기가 그윽하다.

글=장해균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위치 천안시 원성동 137-6(황인구 내과 옆 명인약국 2층)

■운영시간 오전10시~오후10시

■이용료 1회당 1만원/월 20만원

■문의 041-551-0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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