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왜 큰눈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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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5일 중부지방의 기록적인 폭설은 중국 발해만에서 형성된 저기압이 한반도 주변에 위치한 고기압들에 둘러싸여 정체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서북쪽에서 이동해온 저기압이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에 깔때기형으로 둘러싸이면서 서해상에서 정체돼 눈구름이 급속히 발달했다" 고 설명했다.

한반도 중심부로 내려온 저기압이 동쪽에서 접근한 이동성 고기압에 진로가 막혀 서울과 중부지방에 엄청난 폭설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이번 폭설은 시간당 최고 7㎝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짧은 시간에 이처럼 눈이 많이 쌓인 데는 이번 눈을 내린 저기압이 차가운 북서쪽에서 형성돼 온도가 높지 않았던 탓도 크다.

상층 대기의 온도가 영하 15도 안팎이면 습설(濕雪.함박눈)이 형성되고, 이번처럼 영하 30도 이하로 낮으면 눈 결정이 크게 성장을 못해 건설(乾雪.싸라기눈)이 만들어진다.

이번 눈은 건설에 가까워 잘 녹지 않아 내리는 대로 쌓였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눈구름의 크기 자체는 지난달 7일의 폭설 때보다 작으면서도 적설량은 이번 눈이 더 많은 현상이 빚어졌다.

특히 올 1월에는 기압골이 자주 통과해 평년보다 눈이 많았다.

12월 중순까지 한반도 일대를 장악했던 상층 고압대가 약화되면서 북쪽의 한기와 남쪽에서 유입되는 수증기가 교차할 통로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에는 1월에만 14일(강설 기준)이나 눈이 내렸다.

적설량도 31.2㎝로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았다.

그런가 하면 전국 곳곳에서 적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천시 강화는 27.2㎝로 71년 1월 2일 기상관측 이래 최고값을 경신했다.

지난달 20일 거창은 23.5㎝로 71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 적설량을 보였다.

1월 13일 부산(12.4㎝)이 52년 12월 9일 17.0㎝ 이후 49년 만에 역대 세번째, 거제(19.6㎝)는 기상관측 이래 최대 적설량을 기록했다.

한편 중온다습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17일 서울의 최저 기온도 영하 7도로 예상돼 전날 영하 4.8도보다 낮아진다.

지난달 7일 서울의 최저 기온이 전날의 영하 8.8도에서 크게 올라간 영하 0.9도를 기록, 강설 후 추위가 풀린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기상청은 2월 동안 한두차례 눈이 더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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