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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 앨범 '… 사이코월드' 로 화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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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힙합 오락부장' 을 자칭하며 '새' 를 타이틀 곡으로 내놓은 데뷔 앨범 '싸이 프롬 사이코 월드' 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수 싸이는 얼마 전 미국으로 돌아간 힙합 뮤지션 조PD와 여러모로 비교된다.

우선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했다든가, 이정현 1집에 랩과 코러스 등으로 참여했다든가 하는 경력이 둘의 공통점이다.

스스로 노래를 만들고 앨범 제작까지 총괄할 수 있는 음악적 능력을 갖췄다는 점도 같다. 랩을 하고 힙합을 만드는 음악적 재능에 있어 싸이는 조PD에 필적하는 뮤지션인 셈이다.

반면 조PD가 격한 사회 비판, 권위에 대한 조롱, 때로는 사색적이기까지 한 진지한 노래로 힙합팬들의 사랑을 받았다면, 싸이는 '저항도 재미있게, 비판도 맛있게!' 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어이, 괜히 인상 찌푸리지 말고 우리 한번 재미있게 놀아보자" 고 외친다는 점이 다르다.

외부 노출을 꺼리는 조PD와 달리 싸이는 개방적이고 활달한 것도 크게 다른 점이다.

'새' 는 팝그룹 바나나라마가 불러 익숙한 노래 '비너스' 를 샘플링한 곡. 매력적인 리듬에 얹은 우리말 랩 운율이 절묘하다는 평이다.

조PD가 함께 한 '아이 러브 섹스' 는 한국 사회의 성적 엄숙주의를 비꼰 노래로 신나는 리듬에 '속으로 좋아도 겉으로 삿대질' 하는 위선을 조롱하는 가사를 담았다. 조PD와 싸이가 주고받는 랩이 흥겹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로 유학했어요. 전공요□ 국제경영요. 음악 공부하러 미국 간다고 하면 집에서 보내줄 것 같지 않아서요. 1년만에 때려치우고 버클리 음대에 들어갔죠. 아, 어려서부터 정말 하기 싫었지만 부모님이 시켜 클라리넷을 배웠는 데요, 버클리 음대 입학 실기 시험에서 요긴하게 썼어요. "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냐구요? 쓸 데 없어요. 배울 것도 없고. 혼자 연습하고 노래 만드는 거죠. "

"중3때 그룹 퀸의 공연 실황 비디오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 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

"음악을 만들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곧 노는 것" 이라는 싸이는 "솔직한 음악, 들으면 신이 나고 좋아서 막 소름이 돋는 노래를 하고 싶다" 고 말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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