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셋 중 한 명꼴 비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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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이 지난해 건강검진을 받은 556만6270명의 비만도를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312만6000여명(56.2%)이 키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는 과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과체중인'비만'인 사람도 174만8000여명(31.2%)이나 됐다.

공단은 비만도를 측정하는 데 체질량지수(BMI, 체중/키의 제곱, 세계보건기구 아시아 기준)를 활용했다. 정상 체중은 18.5~22.9를 말하며, 23 이상이면 과체중으로 분류된다. 과체중 가운데 23~24.9는 위험체중, 25 이상은 비만으로 각각 분류된다.

분석 결과 위험체중인 사람은 137만8000여명이었다. 비만은 아니지만 비만으로 발전할 소지가 많은 사람들이다. 건보 공단은 "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심장병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인 사람 중에서 체질량지수가 30을 넘는 '2단계'(중증) 비만 환자는 15만8000여명이었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2단계 비만에 해당하는 사람은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과체중인 사람 중 남자가 205만8000명(61%)으로 여자보다 많았다. 남자의 경우 10대는 29.8%이나 20대에 48.6%로 뛰어 2명 중 1명이 과체중이었다. 30대 61.8%, 40대 65.9%, 50대 66.2%로 높아지다가 60대에 59.5%로 떨어졌다. 오 교수는 "30~50대 연령의 남성들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고 회식이 잦아 술을 많이 먹는 등 잘못된 생활 습관 때문에 살이 많이 찐다"면서 "50대 이후 노화가 본격화되면서 과체중이나 비만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과체중인 여성은 10대 22.1%, 20대 17.1%에 그쳤으나 출산 연령대인 30대에 30.1%로 높아졌다.

또 40대 52.3%, 50대 67.1%로 계속 증가했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많이 감소하면서 뱃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건보공단 건강관리부 최창길 부장은 "젊은 여성들은 대개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체중을 관리하기 때문에 과체중 사람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보공단은 키와 체중만 알면 체질량지수를 보여주는 측정표 2만5000개를 만들어 27일부터 전국 지사에서 배포하기로 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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