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들 인터넷으로 모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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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터넷이 테러리스트들의 은밀한 공작에 적극 이용되고 있다.

미국 USA 투데이는 미 정보당국자의 말을 인용, "오사마 빈 라덴(사진)을 비롯한 중동의 각 테러그룹들이 인터넷을 이른바 'e-지하드(인터넷 성전)' 에 이용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이들은 최근 일반에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각종 인터넷 암호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테러 목표와 공격 방법에 대한 정보.지시를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사전에 조직원들이 인터넷 암호화 및 암호해독 소프트웨어를 공유한 뒤, 테러공작과 관련된 정보를 일반에 공개된 채팅룸이나 포르노 사이트를 이용해 교환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같은 방식을 이용하는 테러그룹으로는 라덴의 '알카이다' 그룹과 하마스.헤즈볼라 등이 주목되고 있으며 특히 라덴은 지난해 미 중앙정보국(CIA)이 아프가니스탄의 은거지로부터 송출되는 위성통신을 감청한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연락수단을 암호화된 인터넷 통신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각국 반테러기구 및 정보당국은 한마디로 속수무책이다.

전세계 인터넷에 깔려 있는 2백80억개의 화상파일과 20억개에 이르는 웹사이트에서 테러리스트들의 웹사이트와 e-메일을 찾아낸다는 것은 바닷가의 모래알을 헤는 것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설사 추적한다 해도 암호화된 정보를 일일이 해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미 정보당국자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워싱턴〓김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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