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신문, 샤론에 충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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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권자들에 의해 선출된 아리엘 샤론은 총리로서 이스라엘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오겠다는 선거공약을 지켜야 한다.

전임 총리들과 마찬가지로 샤론 또한 총리실 안에서 바라보는 외교.안보 현실이 밖에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샤론은 이제 자기 자신은 물론 자신의 정책도 일부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샤론이 이 사실을 일찍 깨달을수록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샤론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는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가 진행해 왔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새로운 외교적 상황과 화해하는 것이다.

샤론은 바로 자신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며 누구도 그가 굴린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 이래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국간에는 힘의 균형이 존재해 왔고 이같은 균형은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아 왔다.

만약 이것이 깨지면 대재앙이 닥칠 것이다.

비록 양자간의 구체적인 평화조약에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오슬로 협정의 핵심사항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자치정부를 갈망하는 팔레스타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스라엘의 영토점령은 계속될 수 없다.

이스라엘은 안보와 외교적 문제 때문에라도 더 이상 점령을 감당할 수 없다.

국제사회 역시 더 이상 영토점령을 인정할 수 없고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샤론의 첫째 임무는 전임자들이 추구해 왔던 것처럼 팔레스타인과 화해하는 것이다.

샤론은 물론 선택권이 있다. 평화조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협상을 계속하든가 아니면 라이벌들의 암울한 전망처럼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 즉 협상을 파괴해 무장대립을 불러올 강경책을 택하는 것이다.

샤론이 만약 후자를 선택한다면 이스라엘에는 재앙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하레츠지 2월 7일자 사설

정리〓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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