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파산…해외건설 24억달러 손실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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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동아건설이 파산하면 관련 업계와 아파트 분양 계약자들에게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해 10월말 워크아웃 중지 결정 이후 거의 중단돼 있는 공사 현장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아건설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 해외공사를 비롯해 국내 1만1천6백7가구의 아파트 사업, 1백10곳의 공공공사를 벌이고 있다.

물론 파산절차가 시작되더라도 공사가 완전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사업장은 필요에 따라 매각.청산 절차를 밟게 되지만 아파트를 비롯한 주요 공사는 연대 보증회사 등이 공사를 떠안게 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해외건설이다. 수주가 유력한 10억달러 규모의 리비아 대수로 3단계 공사는 물 건너가고 2단계 공사 미수금 6억5천만달러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잔여공사를 계속해야 미수금을 받는다는 조건 때문이다. 동아건설은 파산으로 공사수행이 불가능해질 경우 24억달러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수로 공사의 하자 처리 문제와 협력업체의 계약 중단으로 인해 손해배상 소송 등 공사 외적 손실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동아가 공사규모가 65억달러인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를 비롯, 3건의 대수로 공사를 계약할 때 우리 정부가 입회인으로 서명했기 때문에 이들 공사가 지연되면 리비아측이 우리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이 확보돼 공사 진행에는 별 문제는 없지만 입주 지연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분양보증대상이 아닌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몫 6천1백20가구의 경우 계약자들이 낸 중도금만큼 공사가 진행되지 못했다면 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와 도로공사 등 1백10개의 공공공사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종수.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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