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원전정국 '판정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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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천수이볜(陳水扁)대만 총통이 야당과의 '기세 싸움' 에서 완패함으로써 취임 2년 만에 최대의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

대만 언론들은 6일 지난해 대만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제4 핵발전소 건설 문제를 놓고 그동안 야당과 공방전을 벌여온 陳총통이 조만간 건설중단 입장에서 물러서 야당과 타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국민당 정권 때 건설계획을 확정해 30% 가량의 공정을 보인 제4 핵발전소 건설 중단은 陳총통의 주요 대선공약이었다.

陳총통은 취임 5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입법원(의회)의 다수의석을 장악한 야당과 협의하지 않고 장쥔슝(張俊雄)행정원장에게 건설 중단을 전격 발표토록 했다. 약 3조5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반핵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민당과 친민당 등 야당이 즉각 반발했고 지난해 12월 22일 의회와 협의 없이 핵발전소 건립을 중단한 것은 위헌이라며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했다.

이후 양측의 지루한 공방은 지난달 15일 헌법재판소격인 17인 대법관회의가 야당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陳총통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이같은 결정에 따라 입법원은 지난달 31일 핵발전소 건설 재개안을 상정해 찬성 1백34, 반대 70, 기권 6표로 야당의 주장을 관철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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