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상위권 고3학생 모아 대학수준 교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일반고에서 최상위권 학생만 모아 대학수준의 심화과정을 가르치는 ‘하이스쿨 칼리지’(Highschool College)가 전국 처음으로 울산에서 올해 첫선을 뵌다.

울산시교육청은 23일 시 교육청에서 ‘교육경쟁력 제고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다양화 방안’ 공청회를 열고, 동국대 박부권 교수가 이날 제시한 ‘고등학교 대학과정’(하이스쿨 칼리지) 방안을 보완해 6월부터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시범운영은 우선 영어·수학·과학·국어 최상위권 학생을 학교장 추천으로 뽑는다. 선발 기준은 내신성적·잠재력·가정형편(사회적 배려대상자) 등을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정한다. 선발인원은 3학년 학생 가운데 학교별로 2~5명씩 35개 고교에서 총 90~135명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영은 교육청 산하에 둘 하이스쿨 칼리지의 학장이 책임을 지고, 남부·중부·동북부 등 지역별로 한곳씩 모두 3개 거점학교를 정해 학교별로 3개 학급(학급당 10~15명)씩 편성해 가르친다. 강사는 거점별 우수교사를 지원받고 일부는 대학교수를 초빙해 충원할 예정이다. 강의는 방과 후 학교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교과목은 일단 수능시험 이전까지는 고교 교과범위내의 영어·수학 심화과정을, 수능이후에는 대학교 정규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학과목 선이수 제도(AP과정)로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청 차원에서는 강좌·교재 개발과 토론·발표식 등의 교육방법 혁신, 거점학교간 연계, 교사연수 등을 책임지기로 했다. 참여 교사에게는 연구비·교재개발비·연수참가비 등을 지원하고 현직 고교 교사일 경우 소속 학교의 수업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선발된 학생에 대해 매학기의 수업참여, 내부 시험성적 등을 학적부에 기록해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또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보완한 뒤 대상을 1·2학년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교과목을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전체로 확대하고 무학년·학점제와 연계해 나가기로 했다. 국제고 등 특목고처럼 학점만 이수하면 일반고에서도 조기졸업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울산시교육청 조범래 장학관은 “하이스쿨 칼리지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특목고에 진학하지 못한 일반계 고교생들에게 본격적인 심화교육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사교육에 대한 공교육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특목고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국내 고교 수월성 교육도 체질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keyone@joongang.coㅇ.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