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관 '또 바꿨다' 1년만에 네번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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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수습(修習)을 갓 뗀 시점에서 새로운 자세로 일하려 했는데" "수장(首長)이 너무 자주 바뀌어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

29일 퇴임한 이돈희(李敦熙)전 교육부장관은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잦은 장관 교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을 해보지도 못하고 지난 것 같다" 고까지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 1년간 네번째, 현정부 출범 이후 여섯번째로 교육계 수장이 교체됐다.

현정부 들어 교육부장관 재임 기간이 역대 문교.교육부 장관 평균 재직기간인 1년3개월의 절반 수준인 6개월에 불과할 정도인 단명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 안팎에서 교육개혁 정책 혼선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해찬(李海瓚)장관이 그나마 1년2개월을 재직했을 뿐이고, 송자(宋梓)장관은 대기업 실권주 인수 문제로 23일 만에 물러나는 역대 최단명(最短命)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보통 장관에 취임하고 나면 각 실.국 업무보고를 받는데 2개월, 대통령 업무보고 준비에 1개월, 국회 국정감사 준비에 2개월 정도가 걸린다. 6개월짜리 장관은 그러다 보면 재직기간이 끝나고 만다.

회원수 21만여명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교육행정 수장의 잦은 교체는 현정부가 교육을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고 주장했다.

한국교총은 또 "미국은 라일리 전 교육장관이 클린턴정부 8년 임기 동안 운명을 같이 했다" 며 "교육장관의 교체가 잦다는 것은 교육의 표류 현상을 보여주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노총 산하 한국교원노조도 "국가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교육부장관의 잦은 교체는 유감스럽다" 고 밝혔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은 이같은 우려 때문에라도 신임 한완상(韓完相)부총리가 교육개혁을 잘 이끌어 표류하는 교육정책을 바로잡아줄 것을 주문했다.

전교조는 韓부총리에 대해 "개혁적 조치를 꾸준히 실현한 인물로 평가할 만하다" 며 "그의 임명은 교육개혁의 정책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판단한다" 며 환영했다.

한국교총도 韓부총리에 대해 "교육문제를 원만히 이끌어 가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고 밝혔다. 교원노조도 "韓부총리가 교육당사자들과 현안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강홍준.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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