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아버지가 불을 피해 여섯살짜리 딸을 안고 아파트 10층에서 뛰어내려 딸의 목숨을 건지고 자신은 숨졌다.
28일 0시44분쯤 부산시 사상구 주례1동 현대무지개아파트 104동 조희권(曺喜權.46.낚시점 운영)씨 집 서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曺씨가 딸 현지(6)양을 안고 30m 아래 아파트 화단으로 뛰어내렸다.
曺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다 1시간 만에 숨졌고 현지양은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당시 집에는 曺씨와 부인 洪미숙(43)씨.현지양 등 3명이 잠자고 있었고, 아들 현석(16.고1)군은 경주로 놀러 가 집에 없었다.
부인 洪씨는 불길을 피해 베란다 가스배관을 타고 내려가다 창문이 열려있던 8층으로 피해 목숨을 구했다. 불은 43평 아파트 내부를 모두 태우고 한시간여 만에 꺼졌다.
불을 처음 발견한 洪씨는 "잠자던 중 화장실에 간 남편이 들어오지 않아 거실로 나가보니 서재 쪽에서 매캐한 냄새가 나고 남편은 거실 소파에 누워 있었다" 고 말했다.
曺씨 부부는 방석과 이불 등으로 불을 끄려 했지만 불이 순식간에 방바닥에 쌓여있던 책으로 옮겨붙었다는 것. 曺씨는 순식간에 연기가 차자 부인과 딸을 베란다로 보낸 뒤 혼자 불을 끄다 진화가 불가능하자 함께 탈출을 시도했다.
洪씨는 "남편이 베란다로 급히 돌아와 밑으로 뛰어내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며 "불길이 다가오자 딸을 온 몸으로 감싸안고 밑으로 뛰어내렸다" 고 말했다.
洪씨는 "나도 뛰어내리려 했지만 겁이 나 베란다에 매달려 있다가 배관을 타고 밑으로 내려갔다" 고 말했다.
부산〓김관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