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첫날 회의] 북한 개혁·개방 큰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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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가 이틀째인 26일 (현지시간) 분야별 토론에 들어가면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31회를 맞은 올해 포럼에서는 특이하게도 북한의 개방문제가 관심을 모았다. 또 주최측이 국가별 환경지수를 개발, 공표함으로써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우기도 했다.

◇ 다양해진 토론주제〓25일 개막식 직후 '지정학적 환경' 에 관한 분임토의에선 북한관련 주제가 심도있게 다뤄졌다.

'내부로부터의 압력' 이란 주제로 한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북한의 개방 전망과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방향 등이 논의됐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일본 도쿄(東京)대 아키히코 다나카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상하이(上海)방문은 북한이 개방노선을 택하지 않고선 버틸 수 없다는 현실인식을 반영한 것" 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사일배치 등 군사정책에는 아직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의 입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토론 참석자들은 "과거에 비해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 으로 전망하면서 "미국은 한.중.일 등 주변국과 더욱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고 입을 모았다.

◇ 세계경제 급격한 후퇴는 없을 것〓총회에 참석한 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세계 경제가 심각한 후퇴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은 미국과 일본의 경기동향에 대해서는 아직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앨런 블라인더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일부 업종에서 경기후퇴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것이 미국 경제의 일반적인 현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참석한 개도국 지도자들은 세계화의 혜택이 선진국에만 돌아간다며 공정한 분배를 요구했다.

벤저민 음카파 탄자니아 대통령은 "정보기술의 격차로 인해 부국과 빈국의 차이가 더욱 심화한다" 고 주장했다.

◇ 환경지속지수(ESI) 첫 공표〓주최측이 2년여 작업 끝에 개발한 ESI가 27일 공개된다.

WEF는 1979년부터 세계경쟁력보고서(GCR)를 매년 발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올해부턴 환경지수를 추가한다는 얘기다.

WEF 산하 차세대 지도자포럼의 환경대책반과 미 예일대.컬럼비아대 팀이 공동 개발한 ESI(Environmental Sustainability Index)는 한 국가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환경파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첫 평가대상이 된 1백22개국의 순위는 아직 완전히 공표되지는 않았으나 핀란드가 1위(1백점 만점에 80.5점), 노르웨이와 캐나다가 2, 3위에 올랐다.

미국은 66.1점으로 11위. 반면 아이티.사우디아라비아.부룬디 등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홍수현.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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