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돈' 정국] 야 "DJ도 밝혀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대선(1997년)때 '정치자금' 과 관련해 국민 앞에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 (權哲賢대변인)

한나라당은 18일 정치자금 공방의 초점을 金대통령의 과거 발언으로 옮겼다.

金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97년 10월 부산지역 목회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발언을 추적해 공격에 활용했다.

金대통령은 당시 "국회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대선자금과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경선자금을 함께 조사한다면 내 정치자금 규모도 밝힐 수 있다" 고 말한 바 있다.

權대변인은 "지난 대선 때는 '국회조사' 까지 거론했던 金대통령이 지금 묵묵부답인 이유가 뭐냐" 며 "대통령이 된 후 생각이 많이 바뀐 모양" 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19일로 예정된 당내 법사위.정보위.비상대책위 합동 기자회견에서도 이 점을 부각할 예정이다.

비상대책위의 한 의원은 "金대통령은 우리 당이 제기한 모든 정치자금에 대한 특검제 시행 요구에 대해 마땅한 대응논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18일 창원 규탄집회 이후 설 연휴(23~25일)까지 이어질 소강상태를 이같은 논전(論戰)확대와 대국민 홍보전으로 메울 생각이다. 이번 주말과 연휴 중에도 전국적으로 당보를 가두 배포키로 했다.

이날 창원집회에서 李총재는 "현 정권은 야당을 깨고 부수려는 완전히 이성을 잃은 정권" 이라며 "형편없는 압박과 탄압으로부터 강삼재(姜三載)부총재를 끝까지 보호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곳 출신인 姜부총재는 "검찰이 구속된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씨로 하여금 나에게 안기부 자금을 직접 전달했다는 허위진술을 유도하기 위해 회유.협박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 고 주장했다.

박희태(朴熺太)부총재는 "金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뒤 우리나라가 평화롭나" 면서 "정치 9단의 실력을 발휘못하는 金대통령을 9급 정치인이라고 불러달라" 고 말했다.

집회에는 의원 20여명과 경남지역의 당소속 지방 단체장들이 총출동했으며 1천5백명이 넘는 당원들이 참석했다.

이수호 기자, 창원=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