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사상 첫 단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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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력난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17일 사상 첫 단전조치가 취해진 데 이어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이날 밤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데이비스 지사는 "현재 하루 전력소요량의 45%밖에 공급할 수 없는 상태" 라며 "전력 위기가 해결될 때까지 주정부 수자원국이 다른 주에서 전력을 사올 방침" 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캘리포니아주 전력통제기관인 독립시스템운영국(ISO)은 17일 정오부터 지역별로 순차적인 단전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긴급절전 3단계를 발동했다.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늘어 샌프란스시코만(灣)지역의 대규모 산업시설.대학 등에 일부 전력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긴급절전 3단계가 네차례나 발동했지만 실제로 단전조치가 취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단전조치는 다른 주의 전기공급회사로부터 전력을 사다 캘리포니아주 각 가정과 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평양가스전기사(PG&E)와 에디슨사(SEC)가 부도위기에 몰리자 다른 주의 전기공급회사들이 돈을 받지 못할까봐 전기공급을 중단해 빚어졌다.

이번 조치로 샌프란시스코와 새크라멘토 등 실리콘밸리 일부 지역에 전력공급이 중단돼 현금자동인출기와 교통신호등이 작동을 멈추고 승강기 안에 사람들이 갇히는 등 지역주민 약 50만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병원 등 주요 시설에는 전력공급이 이뤄지나 새너제이.오클랜드 등 정보기술(IT)업체 밀집지역도 단전대상에 포함돼 이들 업체는 자가발전기를 가동하는 등 긴급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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