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원 vs 1억1400만원…금메달 값 짠 나라, 진한 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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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금메달이라고 다 같은 금메달이 아니다. 나라별로 포상금이 천차만별이다.

스웨덴 일간지 ‘아프톤브라데트’는 최근 “헬레나 욘손이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스웨덴 바이애슬론협회가 포상금 1만 크로네(약 160만원)를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의 금메달 포상금은 무지 짠 편이다. 이 신문은 “욘손의 라이벌 올가 자이트세바(러시아)는 금메달을 따면 72만 크로네(약 1억1400만원)의 포상금과 고급 자동차를 약속받았다”고 밝혀 두 나라의 포상금 차이를 부각시켰다. 스웨덴과 러시아의 금메달 포상금은 자동차를 포함하면 10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 신문은 또 “독일의 카티 빌헬름은 15만 크로네(약 2400만원)의 돈을 받고, 노르웨이의 올레 아이나르 뵈른달렌은 자국 바이애슬론협회로부터 10만 크로네(약 1600만원)를 받는다”고 전했다. 같은 바이애슬론 종목의 올림픽 금메달이지만 이들 나라도 스웨덴에 비하면 포상금이 10배 이상 많다. 하지만 욘손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아닌 기업이 포상금을 내건 나라도 있다. 개최국인 캐나다 앨버타주의 ‘패스트트랙 그룹’은 캐나다가 루지에서 금메달을 따면 100만 캐나다 달러(약 11억5800만원)를 내놓기로 했다. 포상금은 선수와 루지협회가 나눠 갖게 된다.

캐나다 선수들은 포상금 액수에 관계 없이 지원 자체에 한껏 고무돼 있다. 루지 선수 알렉스 고흐는 “이런 지원을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며 “하지만 그 때문에 자세가 바뀌진 않을 것이다”고 돈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러시아보다는 적지만 포상금이 후한 편이다. 정부는 이번 밴쿠버 올림픽에 금 4000만원, 은 2000만원, 동 12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여기에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정부 포상금의 반을 별도로 내겠다고 했다. 금메달을 따면 매달 연금과 일시 장려금을 빼고도 6000만원을 받는 셈이다.

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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