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고재종 '날랜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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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음 풀린 냇가

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

은피라미떼 보아라

산란기 맞아

얼마나 좋으면

혼인 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

좀더 맑고 푸른 상류로

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 오르는

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

봄햇발 튀는구나

- 고재종(45) '날랜사랑'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그리고 시인이 시를 쓴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쓸까. 내 몸이 '은백의 유탄' 이 되어 물을 차고 팔딱팔딱 튀어오를 것 같다.

나도 시를 쓰지만, 시인들은 참 신기하다. 몇 마디의 말로 어떻게 이렇게 화려하고 찬란한 그림을 우리 앞에 생생하게 그려 놓을까.

김용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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