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신사고 강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기존 관념에 사로잡혀 지난 시기의 낡고 뒤떨어진 것을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대담하게 없애버릴 것은 없애 버리고 기술 개건(改建)을 해야 합니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2001년을 맞으며 당간부들에게 이처럼 ‘신사고(新思考)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이 연일 전하고 있다.

“경제를 추켜 세우고 발전시키자면 공업을 대담하게 최신 설비와 기술로 장비시켜야 한다”는 점도 金위원장은 강조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金총비서의 이런 파격적 발언이 이번 상하이(上海)·푸둥(浦東)지구 방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중국 언론이 이례적으로 金총비서의 언급내용을 “새로운 관점에서 경제를 발전시키자는 요구”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수 있다.

또 지난주 북한이 적십자 회담 조기개최와 태권도 교류,북한 어장(漁場)내 남북 공동어로 등 잇단 대남제안으로 남북 교류협력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과거와 다른 태도라는 얘기다.

金위원장 스스로 경제재건을 위해서는 ‘강성대국(强盛大國)’같은 구호가 아니라 첨단기술 도입과 외자유치 같은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현실적 인식을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지난해 5월 자신의 방중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평양 답방(答訪)이 이뤄지지 았았음에도 재차 중국을 찾은 것은 ‘중국식 사회주의’를 살펴보려는 金총비서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에 들어선만큼 모든 문제를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높이에서 보고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한 金위원장이 이번 중국 나들이로 어떤 눈높이를 정할지 정부는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