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받을 자격, 스키점프 국가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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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비상’이었다. 스키점프 ‘국가대표’의 올림픽 메달 꿈이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김현기(27)와 최흥철(29·이상 하이원)이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키점프 라지힐(K-125)에서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둘은 21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 올림픽파크에서 벌어진 결선 1라운드에서 각각 42위와 49위에 그쳐 30명이 올라가는 2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두 선수는 지난 14일 스키점프 노멀힐(K-95)에서도 결선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해 결국 메달을 따내지 못한 채 이번 올림픽을 마감했다.

거리가 문제였다. 김현기는 K-포인트(125m)에 못 미치는 107.5m를 비행하는 데 그쳐 합계 점수가 78점에 머물렀다. 최흥철도 비행거리가 98.5m밖에 되지 않아 56.3점으로 최하위로 처졌다. 반면 노멀힐에 이어 라지힐에서도 금메달을 딴 시몬 암만(29·스위스)은 이날 무려 144m를 날았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박수를 받기에는 충분한 도전이었다. 지난해 스키점프를 다룬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 덕에 관심과 응원은 늘었지만 제대로 된 훈련장이 없는 등 여건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지원 부족도 여전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선 한국 대표팀은 최흥철·김현기·최용직(28·하이원) 등 선수 3명에 김흥수 코치까지 합쳐 총 4명이었다. 선수단을 지원하는 스태프가 함께하는 다른 팀과 비교할 때 초라한 구성이다. 특히 스키점프에서 매우 중요한 왁싱(Waxing) 작업을 해줄 전문 요원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였다. 왁싱은 스키와 바닥의 마찰을 줄이는 작업으로 한국 대표팀은 선수들이 경기 도중 직접 왁싱을 했다. 최용직은 “ 우리는 코치가 한 명뿐이라 대회 준비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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