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비스] 제주시 '이사 도움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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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제주지역 특유의 전래 이사철이 가까워지면서 제주시 등 자치단체들이 ‘이사 도움방’서비스를 선언하고 나섰다.

소년소녀 가장이나 혼자사는 노인,병약자 등 이삿짐을 꾸리고 짐을 운반하기 벅찬 이웃들을 돕겠다는 것이다.

제주도 전래 이사철인 ‘신구간(新舊間)’ 동안에 이사업체를 구하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이달 초부터 신구간이 끝나는 다음달 1일까지 관내 19개 동사무소별로 이사지원 서비스 예약을 받고 있다.

각 동별 청년회와 새마을지도자,동직원·동사무소가 보유한 차량을 모두 동원해 영세민 등의 이사를 돕는다는 계획이다.전화로 이사도움을 신청하거나 동사무소를 방문해 예약하면 청년회 회원 등 이삿짐을 꾸리는 것부터 운반,이사한 곳의 청소까지 도와주게된다.

이사가는 곳 현장에서 전입신고 등 민원처리 업무도 대신 해준다.

시는 관내 4천3백여 가구의 영세민 가구 가운데 3백여가구가 이번 신구간에 이사할 것으로 보고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북제주군도 제주시의 시책이 시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고 보고 군 자체적으로 ‘이사자원봉사대’를 운영키로했다.

제주시 사회복지과 강철수(姜哲洙)계장은 “집을 옮기는 것이 워낙 힘이 많이 들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이사지원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신구간=신구세관교승기간(新舊歲官交承期間)의 줄임말. 제주를 관장하는 1만8천여 신(神)이 옥황상제에게 새 임무를 부여 받기 위해 지상에서 천상으로 올라가 머문 기간을 일컫는다.

대한 5일뒤부터 입춘 3일전까지를 이르며 올해의 경우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다.

제주 지역에서는 이 기간중 집을 옮기면 재앙이 접근하지 않고 잡신이 따라붙지 않는다는 속설에 따라 이 기간중 이사를 많이한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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