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모리 총리 또 '마구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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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해 '신의 나라'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가 일제 군국주의 용어를 또 다시 사용, 구설에 휘말렸다.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모리 총리는 10일 첫 방문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교민들이 마련한 환영행사에 참석, 연설하면서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 으로, 중일 전쟁을 '지나사변' (支那事變)으로 표현했다.

특히 '지나' 는 중국인들이 경멸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용어다.

이 표현은 일본 군국주의 지도자들이 1945년까지 사용했으나 이후 군국주의 정책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교과서에서 삭제됐었다.

모리 총리의 발언이 NHK 방송으로 알려지자 일본 언론들은 '탈선발언' 이란 표현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모리 총리는 전쟁 전에 태어나 교육받은 사람" 이라며 "어휘 선택에 특별한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니다" 고 해명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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