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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따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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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연소 가위손’ .

아홉 살 이인주(경기 안성초교 3)양에게 붙은 별명이다. 인주는 이달 초 국가기술자격증인 미용기능사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종전 최연소 기록(만 10세)을 10개월이나 앞당겼다. 인주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놀면서 가위질을 좋아하게 됐다. 어머니 김희경(31)씨는 “가위·빗 등을 장난감 삼아 놀더니 일곱 살 때부터는 곧잘 손님의 파마를 말곤 했다”고 말했다. 인주의 솜씨에 놀란 손님들이 “내 머리도 손봐 달라”며 실습 대상이 돼주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가 딸에게 본격적으로 미용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다. “손님 머리를 진짜 만져보겠느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는 것이다.

인주의 자격증 취득 과정은 험난했다. 필기시험을 여섯 번이나 떨어졌다. 미용 관련 용어가 너무 어려웠던 것이다. 필기 문턱을 넘자 실기에선 ‘고사리 손’의 실력이 발휘됐다. 두 번 만에 합격했다. 인주는 “키가 작아 받침대를 놓고 시험을 봤는데 가위가 너무 커 새끼 손가락이 많이 아팠다”면서 “장래 희망은 정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번 자격증 시험에선 최고령 기록도 깨졌다. 제과기능사 자격을 딴 조화현(76·경기 안산시)씨가 2008년 서병철(제과기능사, 당시 74세)씨가 세웠던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다. 조씨는 4수 끝에 합격했다. 그는 “주위에 기대고 싶지 않아 자격 취득에 도전했다”며 “좋은 먹을거리를 연구해 보겠다”고 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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