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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임] 와인과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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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색깔이 참 곱네요." "감미롭고 낭만적인 맛이에요."

지난 8일 와인동호회 '와인과 사람'(이하 와사.http://winenpeople.cyworld.com)의 모임이 열린 서울 청담동의 한 와인바. 캘리포니아 와인 '베린저 화이트 진판델'(2001년)을 맛보던 여성 회원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 와인도 좋지만 사람이 더 좋아 즐겨 모인다는 ‘와인과 사람’ 회원들. 오른쪽부터 한명희.최은진.이명희.류현욱.엄현경.강애리.한성희씨. 김상선 기자

"진판델은 '로제와인(분홍빛 와인)'의 사촌이라고 할까요? 색이 예쁘고 맛이 달콤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아요. 남자 입장에서 보면'작업용' 와인인 셈이죠." '클럽짱'(동호회 대표) 한명희(32)씨의 설명에 까르르 폭소가 터져나왔다.

이날 모임은 '와사'의 '큰 오빠'격인 류현욱(36.치과원장)씨가 '아름다운 가을밤을 혼자 보내기 섭섭하다'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날리며 느닷없이 소집됐다. 미리 날짜를 잡아 모이는 정기 모임보다 이런 식의 '번개'모임이 더 많다는 게 회원들의 설명이다.

2002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에 개설된 '와사'는 온라인 회원 수가 9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인동호회다. 하지만 와인을 매개로 정을 나누자는 모임의 설립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한달에 몇차례씩 모이는 오프라인 정기모임은 참석 인원을 30명 안팎으로 제한한다. 또 음식과 잘 맞는 와인을 찾아보는'식도락', 야외로 나들이를 떠나 와인을 마시는 '아웃사이더', 와인을 진지하게 공부하는 '비나모르' 등 소모임을 활성화 해 맘이 맞는 회원끼리 자주 얼굴을 맞대고 어울릴 장을 열어놓았다.

'식도락'소모임을 운영하는 엄현경(31.가구 디자이너)씨는 "예전엔 어느 음식에 무슨 와인이 어울리는지 몰라 무조건 식당에서 권하는 '하우스 와인'만 마셨다"면서 "소모임 회원들과 함께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맞춰보러 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식도락' 회원들은 그래서 와인바를 벗어나 중국음식점.삼겹살집 등 안 가는 곳이 없다. 지난 여름엔 가게 주인의 양해를 얻은 뒤 와인을 들고 보신탕집까지 찾아갔다. "이탈리아 와인 '키안티 클라시코'(2001년)가 개고기와 멋지게 어울리더라"는 게 회원들의 귀띔이다.

회원 대부분이 호주머니가 가벼운 20~30대라 모임 회비는 3만~4만원을 넘지 않는다. 동호회 운영진은 가능한 한 적은 비용으로 회원들이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도록 대량 구매.협찬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이명희(25.대학원생)씨는 "그래도 학생 입장에선 회비가 부담스러워 한달에 한번밖에 모임에 못 나온다"고 했다. 최은진(25.교사)씨는 "친해진 언니.오빠들이 가끔씩 오늘처럼 공짜 와인을 쏘는 것도 '와사'의 큰 매력 가운데 하나"라며 웃었다.

신예리 기자

"색깔이 참 곱네요." "감미롭고 낭만적인 맛이에요."

지난 8일 와인동호회 '와인과 사람'(이하 와사.http://winenpeople.cyworld.com)의 모임이 열린 서울 청담동의 한 와인바. 캘리포니아 와인 '베린저 화이트 진판델'(2001년)을 맛보던 여성 회원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진판델은 '로제와인(분홍빛 와인)'의 사촌이라고 할까요? 색이 예쁘고 맛이 달콤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아요. 남자 입장에서 보면'작업용' 와인인 셈이죠." '클럽짱'(동호회 대표) 한명희(32)씨의 설명에 까르르 폭소가 터져나왔다.

이날 모임은 '와사'의 '큰 오빠'격인 류현욱(36.치과원장)씨가 '아름다운 가을밤을 혼자 보내기 섭섭하다'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날리며 느닷없이 소집됐다. 미리 날짜를 잡아 모이는 정기 모임보다 이런 식의 '번개'모임이 더 많다는 게 회원들의 설명이다.

2002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에 개설된 '와사'는 온라인 회원 수가 9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인동호회다. 하지만 와인을 매개로 정을 나누자는 모임의 설립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한달에 몇차례씩 모이는 오프라인 정기모임은 참석 인원을 30명 안팎으로 제한한다. 또 음식과 잘 맞는 와인을 찾아보는'식도락', 야외로 나들이를 떠나 와인을 마시는 '아웃사이더', 와인을 진지하게 공부하는 '비나모르' 등 소모임을 활성화 해 맘이 맞는 회원끼리 자주 얼굴을 맞대고 어울릴 장을 열어놓았다.

'식도락'소모임을 운영하는 엄현경(31.가구 디자이너)씨는 "예전엔 어느 음식에 무슨 와인이 어울리는지 몰라 무조건 식당에서 권하는 '하우스 와인'만 마셨다"면서 "소모임 회원들과 함께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맞춰보러 다니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식도락' 회원들은 그래서 와인바를 벗어나 중국음식점.삼겹살집 등 안 가는 곳이 없다. 지난 여름엔 가게 주인의 양해를 얻은 뒤 와인을 들고 보신탕집까지 찾아갔다. "이탈리아 와인 '키안티 클라시코'(2001년)가 개고기와 멋지게 어울리더라"는 게 회원들의 귀띔이다.

회원 대부분이 호주머니가 가벼운 20~30대라 모임 회비는 3만~4만원을 넘지 않는다. 동호회 운영진은 가능한 한 적은 비용으로 회원들이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도록 대량 구매.협찬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이명희(25.대학원생)씨는 "그래도 학생 입장에선 회비가 부담스러워 한달에 한번밖에 모임에 못 나온다"고 했다. 최은진(25.교사)씨는 "친해진 언니.오빠들이 가끔씩 오늘처럼 공짜 와인을 쏘는 것도 '와사'의 큰 매력 가운데 하나"라며 웃었다.

신예리 기자 <shiny@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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