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한국디자인 여기 다 모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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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 강호석의 가구 ‘벌레먹은 의자’.

▶ 김소라의 스프링 조명기구 ‘놀아보자’.

'쿨(cool)'한 멋을 좋아하는 요즘 사람에게 '핫(hot)'한 맛을 보여주겠다고 나선 디자이너들이 모였다. 2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2004'다. 한국 디자인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디자이너 발굴을 내세운 디자인페스티벌은 2002년'유머러스 디자인', 2003년 '스타 디자이너'에 이어 세 번째 행사 주제로 '핫 스타일'을 간판으로 걸었다. 한국 디자인의 화끈하고 톡 쏘는 맛, 다양하고 실험적인 모양새를 한자리서 보여주겠다는 디자인 동네의 다짐이 뜨겁다.

국내 디자이너 27명이 참가한 '코리안 스타일'전에는 '새롭다'와 '한국적'이라는 단어의 뜻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가구.제품.패션.영상.그래픽 작품이 나왔다. 조명을 놀이기구처럼 만든 김소라, 외계인 모습을 한 의자를 낸 한정연씨 등 젊은 디자이너 세대의 발랄한 감수성이 폭죽처럼 터진다.

지난 두 행사에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의 디자인 흐름을 소개했던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은 올해 이탈리아 밀라노의 실용적이며 용도가 분명한 디자인, 스웨덴 스톡홀름의 웃음이 가득한 스타일, 호주 시드니의 화려한 색채감각 디자인 제품을 선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디자인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이들 나라에서 온 디자이너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23일 오후 1시부터 호주와 스웨덴, 30일 오전 11시부터 이탈리아 참가 디자이너와 세미나가 열린다.

첨단 디자인을 우리 집에 들여놓고 싶은 시민들을 위한 '아트 마켓 CLOZ'가 전시 기간 동안 미술관 앞 대형 야회 무대에서 손님을 맞는다. 문구.패션.소품.악세사리 등 30여개 디자인기업이 참여해 따끈따끈한 제품을 싼 값에 파는 일종의 벼룩시장 판을 벌인다.

올 전시를 기획한 안정언 숙명여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한국 디자인이 세계로 우뚝 나서려면 우수한 디자이너를 발굴해 세계적인 스타로 키우는 국가의 뒷받침, 일반인의 박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02-580-1537.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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