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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마흐탈레 7년째 자전거 세계일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지난 6일 오후(현지시간) 모로코 굴리민에는 '지옥의 경주' 에 도전 중인 파리~다카르 랠리 출전자들을 무색케 할 만큼 진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스위스 출신 클로드 마흐탈레(40)로 1994년 3월 자전거 세계일주에 나선 이후 지금까지 7년 가까이 '고행' 같은 여행을 계속해오고 있다.

오는 3월 고향인 제네바 도착을 끝으로 '7년 수도' 를 마칠 계획인 마흐탈레가 지금까지 거쳐온 나라는 모두 58개국.

스위스를 출발, 동유럽.러시아.아시아를 거쳐 북중미.남미.아프리카까지 이어져온 그의 순방국 중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

96년 11월 중국 다롄항에서 배를 타고 인천으로 입국, 동해안을 따라 2주간 자전거 일주를 마친 뒤 부산항을 통해 일본 후쿠오카로 건너간 것.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발, 아프리카를 여행 중이던 그는 랠리 취재진을 통해 자신의 여행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일정을 조정, 일부러 굴리민을 찾았다.

학교.교회.경찰서는 물론 운좋을 경우 가정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버텨온 그는 굴리민에서는 주유소 옆에 텐트를 치도록 허락을 받아 매서운 바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텐트와 슬리핑 백만으로 버텼던 알래스카나 모기와 싸워야 했던 남미 열대 지방의 잠자리에 비하면 그나마 '양반' 인 셈.

식사는 늘 해왔던 대로 값싼 현지 음식을 사먹거나 직접 만든 샌드위치로 떼울 생각이다.

자전거를 3대나 갈아치웠지만 7년간 비용이 3만달러(약 3천6백만원)밖에 안들었으니 아낄 만큼 아낀 셈이다.

그가 여행을 시작한 동기는 단순하다. 어렸을 때부터 여행기를 관심있게 읽다가 어느날 세계일주를 결심했고, 그 꿈을 실천에 옮기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좋아하는 일은 끝까지 할 수 있다. 계속할 수 없다면 충분히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는 신조만은 굳게 지키고 있다.

스위스로 돌아가면 직장부터 구할 계획인 그는 여행기를 책으로 묶어낼 계획이며 사진전도 열어 여행 중 찍은 1만6천장의 사진을 공개할 생각이다. 자신의 여정을 소개한 홈페이지(http://www.redfish.com/yak)도 운영 중이다.

굴리민(모로코)=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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