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IT 벤처에 5000억원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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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정부와 업계가 ‘제2의 정보기술(IT) 벤처 붐’을 일으키기 위해 5000억원 이상을 조성한다. 최시중(사진) 방송통신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 국제 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말 해산할 예정이던 ‘코리아 IT 펀드(KIF)’의 투자기간을 연장해 모바일 광고와 콘텐트·스마트폰 등 새로운 무선IT 수요를 일으킬 만한 벤처기업들의 창업자금으로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모바일 분야에서 엔씨소프트·NHN처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스타기업이 태어날 수 있게 정책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우선 ‘1인 창조기업’이 활성화될 수 있게 ‘앱(App)센터’ 설립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제작 지원과 개발자 교육을 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글로벌 IT업체들이 합종연횡해 혁신 기술과 서비스로 ‘모바일 대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를 무선IT 강국 도약의 원년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그는 인도 정보통신부 장관과 양국 간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인도로 향했다. 다음은 최 위원장 기자간담회 내용.

-무선IT 강국이 되는 구체적 방안은.

“모바일 분야에서 (2000년 전후에 이은) ‘제2의 벤처 붐’을 일으켜야 한다. 우리 중소업체들이 발전해 대기업들과 짝지어 선단형으로 해외로 나가야 한다. 게임이나 인터넷의 엔씨소프트·NHN 같은 스타기업이 모바일 쪽에서도 나와야 한다. KIF를 유망업체 발굴, 지원에 활용하려는 연유다. 기금에 돈을 냈던 통신업체들도 이에 동의했다. 금융위기 이후 얼어붙은 벤처 투자가들의 마음도 녹였으면 한다.”

-운용될 자금의 규모와 대상은.

“3700억원 정도지만 내년에 출발할 때는 5000억원 규모로 늘어나 더 전향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기를 바란다. 국회에서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을 통과시켜 방송통신발전기금 조성을 위한 법률적 기반이 마련되면 더욱 순조로워진다. 민간 기업들의 투자 외에 정부도 이동통신 회사들에 주파수를 재할당하면서 모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무선인터넷 분야에 우선 투자하겠다. 정부와 IT 대기업들의 투자자금은 당장 창업자금에 목말라 있는 모바일 벤처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종잣돈이 될 것이다.”

-스마트폰 무제한 정액제 도입 등 요금 인하 계획이 있다는데.

“모든 국민이 부담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 무제한 정액제는 가장 이상적인데도 국내 이통망이 현실적으로 감당하지 못한다. 장기적인 지향점이다. 무선 데이터 이용이 늘어나고 통신사업자들의 인하 여력이 생기는 선순환 구조 속에서 자율적인 요금 인하가 되도록 유도하겠다.”

-통신 시장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문제라고 자주 지적했는데.

“통신 3사가 지난해 8조6000억원 정도를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그중 5분의 1 정도만 연구개발이나 해외시장 개척에 썼으면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위상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다음 달 5일 예정된 통신업체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자정 결의를 유도하려고 한다. 이를 어길 때 제재하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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