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5일 근무시대] 학교도 바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주 5일 근무제는 학교생활도 바꾼다.

교육부는 주 5일 근무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이미 실험학교를 선정, 전국 33개 초.중.고교에서 '토요 자율 등교제' 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실험학교인 서울 충암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강혜옥(35.여)씨는 "주말마다 여행.박물관 탐방 등을 통해 학교에서 어려운 아이의 관심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 대만족" 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자녀가 강원도 월악초등학교 학생인 김지하(36.남)씨는 "토요일에도 일 때문에 바빠 아이를 따로 돌볼 틈이 없다" 며 "주 5일제 수업에 반대한다" 고 말했다.

교육부가 실험학교의 주 5일제 운영 실태를 분석한 결과 학부모의 교육수준과 소득이 높은 지역일수록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촌이나 도시에서도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에선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지적됐다.

학생의 지나친 수업 부담을 줄이고 자유로운 생각을 유도하자는 주 5일 수업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학부모의 관심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정만섭 학교정책과 연구원은 "주말에 자녀와 함께 보낼 수 있는 가정은 당초 목적대로 교육적 효과가 큰 반면 그렇지 못한 집의 자녀는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더 느낄 수 있다" 며 "이들을 방치하면 청소년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정광희 책임연구원은 "학부모들이 토요일을 이용해 부족한 공부를 하라며 학원에 가는 것을 강요할 수 있어 사교육비를 늘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면서 "과외 경쟁을 부추겨 가정 형편에 따른 교육 기회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할까봐 걱정" 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화여대 박성연 교수(아동복지학과)는 "주 5일 수업의 역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건전한 놀이공간을 확충하는 등 노력하면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 며 "전문적인 지도 요원이나 자원봉사자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장정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