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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 나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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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잠실 원정경기에서 2연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삼성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

삼성이 두산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200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진출, 정규리그 1위 현대와 정상을 다투게 됐다. 삼성은 1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과 27개의 안타(삼성 16.두산 11개)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8-5로 이겼다. 3차전에서도 두산을 2-0으로 이긴 삼성은 1패 뒤 3연승을 거두고 통산 아홉번째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2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 4차전에서 선제 3점 홈런을 날린 삼성 로페즈는 플레이오프 MVP에 뽑혔다.

"오늘 못 이기면 여기서 죽는다." 4차전에 임하는 삼성 김응룡 감독의 각오는 비장했다. 삼성은 이날 지더라도 홈 5차전의 여유가 있었지만 어떻게든 4차전에서 끝내려 했다.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전략이었다.

김 감독의 선택은 '올인' 작전. 경기 종반 두산이 끈질기게 추격해 오자 마무리 임창용을 7회에 투입했고, 에이스 배영수를 9회에 마무리로 투입하는 강수를 동원했다. 평소 타순을 잘 바꾸지 않지만 두산 선발투수 레스가 왼손 투수임을 감안해 김종훈을 1번, 진갑용을 3번으로 올리고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한 좌타자 양준혁과 박한이를 각각 6, 7번 타자로 내렸다. 작전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삼성은 1회초 박종호의 2루타와 진갑용의 야수선택으로 1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로페즈는 레스의 5구째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120m짜리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은 계속된 찬스에서 김한수와 조동찬의 안타로 한점을 보태 4-0으로 앞서나갔다.

두산도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1회말과 4회말에 한점씩 뽑아 2-4로 추격한 뒤 5회말에는 볼넷 2개와 김동주.홍성흔의 연속 안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계속된 찬스에서 역전을 시키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삼성은 6회초 선두 박한이가 유격수 실책으로 살아나간 뒤 강동우와 김종훈의 연속 2루타, 진갑용의 적시타로 7-4로 점수 차를 벌렸다.

김응룡 감독은 "오늘은 두산이 워낙 경기가 안 풀려 이겼다. 2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닌가. 현대가 두산보다 강한 팀이므로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잠실=성백유.최준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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