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인재를 우리 학교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중국·홍콩·대만의 대학들이 대륙의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홍콩대는 올해 수시 모집부터 베이징대 지원자에게도 응시 자격을 주기로 했다. 베이징대 수시 응시생 가운데 성적 우수자는 홍콩대도 도전해볼 수 있어 대륙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고 교육계 관계자는 전했다. 홍콩대는 문호 확대에 따라 중국의 우수 학생들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학생들은 영어 수업 등 국제화 환경이 잘 갖춰져 해외 유학과 취업에 유리한 홍콩 소재 대학 진학을 선호하고 있다.

베이징대 측도 이 제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 홍콩대에 동시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중국 내 우수 학생들이 베이징대에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맞수 칭화(淸華)대보다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고 자평한다.

올해 300명가량의 중국 학생을 선발할 계획인 홍콩의 중문대는 이들에 대한 장학금 혜택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학교 측은 중국 학생 100명에게는 전액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대륙의 명문대들은 ‘집토끼’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중국판 아이비리그인 ‘C9’을 앞세워 우수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C9에는 베이징·칭화·푸단(復旦)·상하이(上海)교통대 등 중국 최고 명문 9개 대학이 포함돼 있다. 이들 대학은 외국에 유학하려는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학생 교류, 학점 상호 인정, 공동 연구 등 선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저출산과 과다 정원으로 인해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만 대학들도 대륙의 풍부한 교육 수요에 눈을 돌리고 있다. 밍촨(銘傳)대 리촨(李銓) 총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푸젠(福建)성에서 배로 40여 분 걸리는 진먼다오(金門島)에 새 컴퍼스를 짓고 있다”며 “양안 화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들을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