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김주리양 최연소 '수궁가' 완창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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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갑신년 중하월에 남해 광이왕이 영덕전 새로 짓고 대연을 배설헐 적…"

광주서림초등학교 2년 김주리(金周利.8.광주시 북구 임동)양이 어른들도 도전하기 힘든 판소리 수궁가(동편제) 완창에 나선다. 30일 오후 2시 광주시민회관에서 3시간20분 동안 이어진다.

동갑내기인 유태평양군이 6세 때 3시간짜리 흥보가를 부른 적은 있으나 수궁가 완창은 주리양이 최연소다.

주리양은 판소리 강사인 아버지 김덕은(金德恩.33)씨의 영향으로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접하며 컸다.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판소리 장단에 맞춰 몸을 흔들고 흥얼댔다. 5세 때부터 명창 김선이(43.여.백제남도소리 고법 진흥회 이사장)문하에서 소리를 배웠다.

올들어 영광 전국 국악경연대회 학생부 준우수상.남원 전국학생 국악경연대회 장려상.곡성 효녀심청 전국판소리 경연대회 우수상.광주 전국 학생 국악경연대회 우수상 등을 잇따라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각종 대회에서 어린 나이로 관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지만 매번 대통령상을 놓쳐 안타까워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 金씨가 완창무대를 통해 사람들의 인정을 받자고 결정했다.

주리양은 "소리가 너무 좋다" 며 "비행기 타고 외국에 가서도 공연해보고 싶다" 고 말했다.

아버지 金씨는 "이틀에 한번꼴로 완창을 소화해내고 '끼' 가 넘쳐 무대를 좋아한다" 며 "완창 무대가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명창 조상현씨는 주리양에 대해 "소리를 타고난 천재소녀" 라고 칭찬했다.

네살바기 동생에게 곧잘 소리를 가르치고 있는 金양은 이번 공연에 이어 판소리 다섯바탕중 심청가 완창에 도전할 계획이다.

광주=천창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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