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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공항건설 찬성 이형준씨 사이버 테러 당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인터넷에서 마구잡이로 퍼붓는 욕설과 원색적인 비난,정말 기가 질려요.논리나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미국에서 6년전 귀국해 전북 남원시 산동면에서 경비행기 제작 업체를 운영하는 이형준(李亨濬 ·50)씨는 논란이 한창인 ‘전주 신공항 건설’에 대해 최근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가 무차별 사이버 테러를 당하고 있다.

이달초 전북도청과 김제시청에 “공항이 들어서면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히는 것처럼 시민단체에서 얘기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민의를 호도하는 ‘늑대소년’같은 행위”라는 글을 올린게 화근.

글이 올라가자 전북도청·김제시청 홈페이지 등에는 李씨를 비난하는 글이 거의 매일 5∼6건씩 올라오고 있다.

‘떨거지같은 장사치X’‘미친XX’‘사이코’‘병신’등 욕설에서부터 ‘미국으로 떠나라’는 인신공격,‘밥먹고 살고 싶으면 몸 조심해라’‘외나무 다리서 만나지 말자’등 위협까지 온갖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한결같이 주소도 이름도 없는 익명 기고자들이다.

이 때문에 李씨와 가족들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부인(41)은 “제발 그만 나서라”며 말리고,대학생(20) ·중학생(16)두 아들은 “아빠가 ‘한국인으로서 프라이드를 가져라’고 강조해온 모습이 이거냐”며 “다시 이민을 가자”고 조른다.

또 회사가 터무니없는 모함에 시달리면서 주변에서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李씨는 “거짓 정보와 이로 인한 여론의 오도를 논리적으로 지적했을 뿐인데 자신들과 견해가 다르다고 인신공격하는 것은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 테러”라며 “시간이 흐르면서 격려편지가 많이 오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라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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