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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시험 끝났다고 남은 부분 안 가르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수원의 한 학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얼마 전 중학교마다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고 겨울방학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방학에 들어가지 않은 일부 중학교에서 시험이 끝나고 10여일이 더 지났는 데도 수업시간에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2학기 분량이 남아 있는 데도 더 이상 시험을 치르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예년 같으면 고입 연합고사를 위해서라도 남은 교과 부분을 가르쳤겠지만 내신으로만 고교에 진학하게 된 교육정책 때문에 굳이 가르칠 필요를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

2001학년도 중학교 1학년의 교과서는 제7차 교육개정안에 의해 모두 바뀌게 된다. 국어의 경우 새로운 교과서는 기존의 교과서에 비해 많은 부분이 바뀔 뿐 아니라 그 양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같은 교육 행태라면 아무리 좋은 내용의 교과서가 있다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천하 명검이라도 요리사에게 가면 별로 가치를 발하지 못하듯 교과서가 늘어나면 수업 시간에 다루지 못하는 부분만 더 늘어날 것 같아 걱정이다.

김원준.수원시 장안구 정자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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