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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이 뽑은 2000년 10대 뉴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올 한해 사이버 공간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사건은 뭘까.

남북정상회담·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등 오프라인에서 1 ·2위로 꼽히는 굵직한 사건과 달리 사이버 공간에서는 ‘가수 백지영씨의 동영상 파문’‘인터넷 엽기문화’ 등이 화제였다.

중앙일보가 12∼15일 라이코스코리아와 함께 네티즌 3천5백84명을 대상으로 2000년 ‘네티즌 10대 뉴스’를 설문조사한 결과, 네티즌의 28.4%가 ‘백지영 동영상’을 1위로 꼽았으며

▶인터넷 엽기문화(13.7%)

▶사이버 동창회 붐(12.3%)

▶무료 MP3를 둘러싼 냅스터 논쟁(7.4%)

▶신종 e-메일 바이러스 등장(6.9%)

▶한글 도메인 열풍(6.0%)

▶안티사이트를 통한 문화 운동(5.9%)

▶인터넷을 통한 불륜 엄마 ·학교폭력 폭로(5.3%)

▶성인 인터넷 방송국 증가(4.7%)

▶인터넷 생존 게임(3.9%) 등이 10대 뉴스에 올랐다.

①백지영 동영상=연예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담은 비디오가 외부에 유출된 것도 네티즌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한 사실도 눈길을 끌었다.

백지영 동영상 파일은 미국 뉴욕에서 운영되는 성인사이트에서 복제되지 못하도록 암호를 걸어 19.99달러(약 2만2천원)에 팔았지만, 인터넷에 뜬지 불과 3∼4일만에 한 대학생에 의해 복제방지장치가 풀리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②인터넷 엽기문화=올 한해 인터넷에서는 ‘엽기 신드롬’이라고 불릴 만큼 ‘엽기’라는 말이 인기를 끌었다. ‘엽기’가 인터넷 검색어 중 항상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유행어가 됐다. 사전에는 ‘괴이한 것을 즐겨 찾아다님’이라고 돼 있지만 요즘엔 ‘뭔가 색다르고 참신한 것’까지 포괄하는 의미가 됐다.

③사이버 동창회 붐=인터넷 동창회 사이트가 유행하면서 대형 포털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동창들이 오프라인에서도 만나 불륜을 저지르는 등 부작용도 있었다.

④냅스터 논쟁=미국 지방법원이 지난 7월말 냅스터가 음악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폐쇄 결정을 내리자 네티즌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개인용도일 뿐인데 지나친 판결’이라는 의견과 ‘음반산업 보호를 위한 당연한 조치' 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⑤e-메일 바이러스=‘러브레터 바이러스’와 나비다드(스페인어로 성탄절)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전세계 네티즌을 불안케 했다. 시만텍에 따르면 바이러스는 1998년엔 전세계적으로 하루에 7.4개가 발견됐지만 올해는 무려 5백54개꼴로 늘었다.

⑥한글 도메인 열풍=지난 10월부터 한글 키워드 서비스가 시작되고 휴대폰의 숫자버튼으로 입력하는 숫자 키워드 방식도 가세, 도메인 시장이 과열현상을 보였다. 한글 최상위 도메인 등록이 시작된 지난달 10일 하루동안 무려 10만여건에 등록됐다.

⑦안티사이트=유명 회사·상품 뿐만 아니라 유명 정치인·연예인에 반대하는 ‘안티’사이트가 크게 늘었다. ‘사이비 청와대’ ‘안티창(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비판)’ ‘안티카(자동차 회사 비판)’ ‘안티 서태지’등이 등장했다.

⑧불륜엄마,학교폭력 고발=인터넷이 새로운 ‘폭로’도구로 떠올랐다. 대학생 딸이 불륜을 저지른 ‘경찰 엄마’를 인터넷에 고발하고 학교 친구들에게 단체로 맞은 자녀의 억울한 상황을 부모와 가족이 인터넷에 올려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⑨성인 인터넷 방송국=어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성인 방송국이 봇물처럼 쏟아졌다.‘닷컴기업 중 유일한 수익모델은 성인방송국’이라는 비아냥 섞인 넋두리가 나오기도 했다.

⑩인터넷 생존게임=최후의 생존자에게 상금이 5천만∼1억원까지 제공되는 인터넷 서바이벌 게임이 국내에서 잇따라 나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사람들의 엿보기 심리에 편승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과 흥미있고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입장으로 나뉘어졌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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