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신안 발표 이후 처음으로 9일 충청 지역을 방문했다. 청주공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이 정우택 충북도지사(오른쪽)로부터 청주공항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조문규 기자]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이례적으로 강도가 셌다.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선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계산하고,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면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건이 갖춰져도 정치공학적으로만 생각하면 그 지역이 발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잘 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서로)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며 “강도가 왔는데도 ‘너 죽고, 나 죽자’ 하면 둘 다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 세종시 논란에 국한해 한 말이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세종시를 놓고 논쟁만 거듭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답답함을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세종시 문제를 정치권에만 맡겨 놓을 게 아니라 설 연휴 이후에는 대통령이 직접 국민 설득에 나서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이천휴게소에 들렀다. 이곳에서 참모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세종시 얘기가 나오자 “외국 사람들이 보면 우리나라는 국정(현안)이 세종시밖에 없는 줄 알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글=남궁욱 기자